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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이산화탄소 감소는 남극 해빙이 가뒀기 때문


IBS 연구진, 8번의 빙하기가 일어난 78만4천년 지구 기후 분석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빙하기의 지구는 지금보다 6℃가량 더 추웠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는 지금(400ppm 이상)의 절반 이하였다.

인위적인 이산화탄소 배출이 있기 전인, 산업혁명 이전의 대기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280ppm 정도였지만 빙하기에는 이보다도 80~100ppm 가량 더 낮았다.

이산화탄소의 온실효과와 이로 인한 기온상승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빙하기에 대기중 이산화탄소가 어디로 사라졌는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단장 악셀 팀머만 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미국 하와이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남극해 해빙이 이산화탄소를 바다 깊은 곳에 가둬 초기 빙하기 온도하락을 가속시켰다는 연구결과를 18일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해양-대기 간 탄소 교환에 영향을 주는 해빙 변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수심에 따른 남-북 방향의 해류 방향과 세기를 화살표로 표시했다. 해수의 밀도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증가한다(저밀도-주황색, 고밀도-갈색). 빙하기(오른쪽 그림)에는 해빙이 증가하며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 염수가 많이 형성돼 남극 심층수의 밀도를 높인다. 밀도가 높아진 심층수는 표층수를 포함한 중층수와 잘 혼합되지 않게 된다. 연구진은 이 두 가지 기작에 의해 빙하기의 심해가 더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IBS 기후물리연구단]
해양-대기 간 탄소 교환에 영향을 주는 해빙 변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수심에 따른 남-북 방향의 해류 방향과 세기를 화살표로 표시했다. 해수의 밀도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증가한다(저밀도-주황색, 고밀도-갈색). 빙하기(오른쪽 그림)에는 해빙이 증가하며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 염수가 많이 형성돼 남극 심층수의 밀도를 높인다. 밀도가 높아진 심층수는 표층수를 포함한 중층수와 잘 혼합되지 않게 된다. 연구진은 이 두 가지 기작에 의해 빙하기의 심해가 더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IBS 기후물리연구단]

빙하기에는 북반구 대륙 일부가 최대 4㎞ 두께의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 육지가 광활한 빙상으로 덮이면 식물이나 토양이 탄소를 저장하기 어렵다.

과학자들은 빙하기에는 바다가 지금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했을 것으로 추론하고 특히 남극해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남극해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인 남극심층수가 만들어지고, 표층 바람에 의해 바다 표면으로 용승하는 유일한 해역이기 때문에 남극해 변동은 전 지구 바다의 심해층과 탄소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메커니즘에 의해 남극해가 여분의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IBS 연구진은 최첨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으로 8번의 빙하기-간빙기가 일어났던 지난 78만4000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남극해빙과 이산화탄소 저장의 관계를 도출했다.

남극심층수(Antarctic Bottom Water)는 남극 대륙 주변 바다에서 만들어지는 해수로 밀도가 크고, 전 지구 바다의 심층을 채운다. 바다 심층은 대기가 보유하고 있는 탄소량의 약 60배에 달하는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데, 이는 대양의 표층에서 광합성 작용으로 만들어진 유기 탄소가 심층에서 분해되어 해수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기온이 하락해 바닷물이 얼어 해빙이 만들어지면 남겨진 바닷물은 굉장히 짠 염수가 된다. 차갑고 염분이 높은 물은 밀도가 커 해저에 가라앉아 남극심층수를 형성한다. 대기가 차가워질수록 해빙의 면적은 넓어지고, 다량의 무거운 심층수가 생긴다. 심층수는 용승하며 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만, 빙하기엔 해빙이 바다 표층을 덮어 심층수가 얼음 밑에 갇힌다. 해빙이 이산화탄소 방출을 막는 마개역할을 한 셈이다.

연구진은 빙하기 초기 남극해 해빙 증가로 인해 바다 심층수와 중층수의 밀도차가 증가하고, 둘 사이의 혼합 즉, 탄소 교환이 줄어듦을 확인했다. 혼합 작용의 감소로 인해 심해는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가두고,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30ppm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빙하기 중반부에는 해빙 면적과 두께가 최대에 다다르면서 용승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0ppm 가량 추가로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남극해 해빙이 기온 하락에 빠르게 반응해 온실가스를 심층에 가두는 식으로 빙하기를 증폭시켰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기온 하강-해빙 증가-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소-기온 추가 하강으로 이어지는 빙하기의 진행 과정을 밝히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이다.

칼 스타인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과거 한 시점만 분리해 분석하거나 남극해의 복잡한 역학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선행연구들과 달리 정교한 역학 모델을 통해 해빙 영향의 발생 시기 및 규모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빙하기 초기에 왜 기온이 하락하고 이산화탄소는 왜 감소했는지에 대한 설명은 더 필요하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초기 기온 하락, 대기 중 탄소 감소 등 빙하기를 촉발시킨 비밀을 완전히 풀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북반구 빙상 증가와 이에 따른 해수 내 염분 변동이 빙하기 초기 변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문명/저널명 : Timing and magnitude of Southern Ocean sea ice/carbon cycle feedback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PNAS)

◇저자 : 칼 스타인(Karl Stein, IBS, 주저자 및 교신저자), 악셀 팀머만(Axel Timmermann, IBS, 공동저자), 권은영(IBS, 공동저자), 토비아스 프리드리히(Tobias Friedrich)

최상국 기자 skcho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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