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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재난방송도 바꿀 때 됐다


플랫폼 기반 효과적인 재난정보안내 계획 필요

[아이뉴스24 도민선 기자] 지난 4일 강원 영동지역에 산불이 발생했을때, 재난방송을 제때 하지 못한 한국방송공사(KBS)가 호된 질책을 받았다.

불이 시작된 것은 저녁 7시17분쯤. 긴급재난문자(CBS)로 가장 먼저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가 전해진 것은 7시50분 무렵이다. 이후 자막 안내로 KBS에서 재난방송 1단계로 자막안내가 나온 것은 한 시간이 지나서였다. 밤 10시53분에는 재난방송 2·3단계에 해당하는 특보가 방송됐지만, 11시에 '오늘밤 김제동'이 생방송된 바람에 야당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물론 이 같은 방송 절차는 가이드라인에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한다. 재난방송을 명령할 수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도 다음날 새벽에서야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하니 정부 잘못도 있다.

이에 더해 KBS를 비롯한 지상파방송사의 시청률과 영향력이 이전보다 하락한 요즘 상황에서 즉각적인 재난방송이 됐다해도 피해지역 주민들의 재난 대처 등에 얼마나 도움이 됐을까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이용자들의 미디어 소비에서 모바일 비중이 커지고, 지상파방송을 직접수신하는 가구도 5% 미만인 게 현실이다. 지상파방송은 고유의 독보적 방송 플랫폼으로서 영향력이 줄었고, 요즘에는 콘텐츠공급자 중 하나로 여겨질 정도다.

이런 변화를 고려할때 보다 효과적이고 즉각적인 재난방송, 재난정보안내를 플랫폼 관점에서 고민해야 할 때다. 케이블TV SO·IPTV·위성방송과 같은 유료방송플랫폼은 물론이고, 모바일에서도 긴급재난문자보다 더 다양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현재 유료방송사업자들 역시 지상파방송처럼 갖춰진 재난방송이 아니지만 자막 형태만으로도 재난상황을 알리도록 법에 규정돼 있다. 정부도 IPTV사업자가 향후 사업권 재허가를 받을 때 재난방송계획의 적정성을 평가항목에 추가할 계획이다.

또 지금은 전광판 또는 UHD TV에서만 차세대 재난경보시스템이 가능하지만 스마트폰과 같은 모바일 단말기에서도 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ATSC 3.0 칩셋 보급 등에 정부가 의지를 가질 필요도 있다.

온 국민이 현재의 재난방송 체제보다 더 효율적인 재난정보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이제 재난방송 시스템도 달라져야 한다.

도민선 기자 doming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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