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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과정쟁' 과방위, '인저리 타임' 기대한다


식물 과방위 오명 딛고 '유종의 미' 거두길

[아이뉴스24 김문기 기자]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야 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가 올해도 정쟁으로 얼룩져 '식물 과방위' 오명을 벗지 못했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정쟁으로 제대로된 정책 현안을 다루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됐다. 소위 '조국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했다. 그나마 18일과 21일 진행된 종합감사부터는 현안에 대한 의미있는 질의응답이 이어지면서 목표로 했던 '일하는 상임위'로 돌아서는 듯 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다르다. 정쟁으로 현안이 뒷전으로 밀린 국정감사 초기와 다행히 현안에 집중한 후기를 가르는 변곡점은 역시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사퇴다. 즉, 다룰 수 있는 정쟁 이슈가 없으면 이후 현안이라는 식이 됐다. '선정쟁 후현안'. 안타까운 순간이다.

단지 국정감사뿐일까. 올해만 놓고 보더라도 과방위는 말 그대로 정쟁의 연속이었다. 지난해 11월 KT 아현화재사고 이후 지난 1월 16일 열린 전체회의에서 여야가 즉석으로 'KT 청문회 개최'를 합의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연출됐다.

하지만 증인 및 안건 등에 이견을 보이면서 상임위 일정이 재차 지속적으로 무산됐다. 2월 임시국회 상임위 무산, 전체회의와 법안소위 무산, 3월 3일 회의 무산 등으로 인해 KT가 후속조치안을 마련한 뒤인 4월 17일이 돼서야 청문회가 열렸다. 그마저도 야당의 반발로 무산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 후속 논의도 마찬가지다. 같은해 일몰 이후 5개월이 흐른 11월 27일 법안2소위에서 첫 합산규제가 다뤄진 이후 정쟁으로 소위가 불발되면서 올 4월 16일에야 제대로된 논의를 이끌어냈다. 이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합산규제 후속조치에 이견을 보이면서, 의견 조율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7월 열린 소관 부처 업무보고에서도 증인 출석을 놓고 자유한국당이 퇴장한 후 반쪽으로 회의가 진행되는 낯뜨거운 상황도 이어졌다. 이 밖에도 여러 현안들이 여전히 계류 상태다.

올해 국회 과방위 활동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회의는 총 25회 진행됐다. 이 중 청문회와 공청회, 현안보고, 업무보고와 국정감사, 4차위 관련 회의를 제외하고 법안검토 및 심사는 4회만 이뤄졌다. 이 마저도 1회는 여야 다툼으로 연기됐다.

과학기술원자력소위(1소위)는 3회 열렸으나 같은 법안을 연이어 다루면서 2회 열린 것이나 진배 없다. 정보통신방송소위(2소위)는 4회가 열렸으나 3회가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다룬 회의이기 때문에 제대로된 소위가 진행됐는지는 의문이다. 1, 2소위에서 가결된 안건은 19건으로 대부분 비쟁점법안들이다.

국회 과방위를 오가며 가장 많이 들었던 푸념은 "과방위라는 상임위가 지역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현안들을 다룬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소위 의원들 사이에서 '유배'왔다는 농담까지 회자된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주요 먹거리가될 과학기술, 정보통신기술(ICT), 미디어 콘텐츠를 다루는 주요 상임위인데도 말이다.

그러나 제 역할을 못하는 '식물 과방위' 오명을 벗을 기회는 있다. 아직 20대 국회는 7개월이라는 시간이 남아 있다. 풀지 못한 과제를 풀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다.

"끝났는데 되겠어요?", "어짜피 다음 선거 준비할텐데", "보셨으면 아실텐데."

과방위가 막판까지 힘을 내 현안들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말할때 돌아오는 여러 관계된 이들이 내놓은 말들 모두는 부정적이다. 그렇다 해도 반전을 기대한다. 기대가 없을 때 반전의 감동도 커진다.

축구경기에서 전후반 45분을 모두 뛰면 심판의 재량으로 '추가 시간(injuri time)'을 준다. 남은 7개월은 어찌보면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이자 인저리 타임이다. 부디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란다.

김문기 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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