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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인사이트] 미국 공격에 무너지는 중국 경제


주식·위안화 폭락 등 재정 공황 가능성 높아져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여러 달에 걸친 무역 전쟁 끝에 중국 경제가 재정적으로 공황 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경제전문가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영국의 경제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와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이 같은 내용의 경고 기사를 이번 주에 동시에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뉴욕타임스는 상하이발로 중국 주식시장이 3년 전 세계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던 붕괴수준으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한 주요 정부투자연구소도 이번 주 보고서를 통해 재정 공황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시장을 훨씬 심하게 흔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리들은 미국 관세 공세에 맞서기 위해 위안화의 가치를 떨어뜨리면서 중소기업을 도우려하고 있다. 위안화 약화는 중국 제품의 해외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획됐지만,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금이 중국에서 빠져나가는 악순환을 빚기도 한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한 사태를 환율 조작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세계를 뒤흔들 수 있는 재정적 붕괴 가능성은 적다. 중국 정부는 위기의 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엄청난 외화를 보유하고 있어서다. 그리고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엄격한 재정적 장벽도 세워놓고 있다. 투자자들이 장벽 안에 갇혀 있는 사이 중국 정부는 자금의 해외 유출을 막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갈수록 더 심각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지속적인 성장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지 않도록 고질적인 부채를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이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중국 경제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음 관세 공격은 25%까지 높이는 것으로 예상되는데, 중국의 대(對)미국 수출의 10%가 이에 해당하고, 그 이상의 파도가 몰려올 것이다.

중국 주식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 주 주식 시장은 지난 1월의 정점 대비 20%나 폭락했고, 약세장이 지속되고 있다. 상하이 주식시장은 28일 무려 1% 떨어졌다.

중국 최대 은행 중의 하나인 뱅크오브커뮤니케이션스의 국제 담당 선임 시장전략가 홍 하오는 “트럼프가 다음에는 무슨 짓을 할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하면서 “보통 이 수준에서는 기술적인 반동이 있게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대비해 지난 2주 동안 특별히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을 관리해 왔다. 위안화는 지난 2월 정점 대비 5% 하락했다.

심각한 우려는 정부 산하 씽크탱크인 국립재정개발연구원에서 터져 나왔다. 이 연구원은 이번주 채권 부도, 위안화 평가절하, 유동성 악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금리인상, 워싱턴과의 긴장 고조 등 복합적인 문제로 ‘재정 공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현재 재정 공황을 경험할 가능성이 극히 높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은행의 지불 준비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주식 시장의 붕괴는 국내 투자자들이 경기 침체를 우려하고, 정부 당국이 공세적인 부양책을 써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대한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위안화에 대해서는 워싱턴의 비평가들은 최근의 평가절하가 무역 전쟁을 위한 베이징의 공격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위안화의 평가절하가 달러화의 상승을 반영한 것이고, 중국의 대미국 수출 초과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사실 중국 중앙은행이 지난 27일 그동안의 저지선이었던 달러당 6.6 위안화가 무너지자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환율 지지를 위해 개입했다. 중국 중앙은행은 위안화 자유 낙하에 매우 심기가 불편했는데, 지난 2015~2016년 발생했던 외화 유출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중국이 환율을 무역 전쟁의 무기로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매커리캐피탈의 중국 경제학자 래리 후는 “위안화로서는 달러화의 가치가 지표이고, 그 지표가 무역 전쟁에서 보복 수단으로 쓰인다면 지표는 사라지고 평가절하의 기대는 지난 2015년처럼 자동적으로 이루어질 것인데, 이는 중국 중앙은행으로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러나 최근의 위안화 약화는 중국 정부 정책의 결과로 여겨진다. 중앙 정부가 지방 정부의 부채 고삐를 조이는 바람에 지방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급격히 줄었고, 이어 고정자산 투자가 급감했다.

“위안화 약화는 대부분 허약한 지방 정부의 지출에 기인하는데, 중앙 정부의 정책이 초래한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놀라운 것은 아니다”라고 연구그룹인 트리비움차이나의 경제전문가 앤드류 포크는 설명했다.

이 같은 경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중앙은행은 적당한 경기 부양책을 기업들에게 제공하고 구조적인 개혁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은 대형 은행들에게 5천억 위안을 긴급 수혈하게 될 것인데, 대형 국영기업의 부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해야만 한다.

2천억 위안을 받게 될 소형은행들은 중소기업에 융자를 제공하게 되는데, 생산과 고용에 지출될 것이지만 대개는 은행 차입을 갚는데 쓰게 될 것이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자금의 쓰임새를 통제하기가 무척 어렵다고 보는데, 은행이 자금을 어떻게 배분하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차입을 줄이고 경영 상태를 호전시키는 것이 올해 최고의 우선 순위”라고 말하는 매커리캐피탈의 래리 후는 “중국 중앙은행은 사태 진정을 쉽게 선포하지는 않을 것이고, 지급준비율 인하를 예정된 것으로 간주해 채무 상환에 쓰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책 결정자들이 사태를 마무리하기에는 아직 시간이 멀었다고 보는 것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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