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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이드필승 "돈 위한 다작 안해…확신 필요"(인터뷰②)


회사 설립하고 가수 제작 나서, "그래도 음악이 절대 우선"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요즘 가장 핫한 걸그룹을 꼽으라면 단연 트와이스다. 데뷔곡 '우아하게(OOH-AHH하게)'를 시작으로 '치어 업(CHEER UP)'과 '티티(TT)'까지 연속 메가 히트시키며 2016년 음원 대상을 휩쓸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 프로듀싱팀 블랙아이드필승(최규성, 라도)이 있다.

최규성과 라도는 블랙아이드필승으로 뭉치기 전에도 소위 잘나가는 작곡가였다. 히트곡을 다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몇 곡씩만 꼽아도 최규성은 티아라 '보핍보핍', '롤리폴리', '러비더비', 현아 '버블팝', 비스트 '비가 오는 날엔', '픽션', 노을 '하지못한 말'을, 라도는 트러블메이커 '트러블메이커', 내일은 없어', 에일리 '마이 러브', 박보람 '예뻐졌다' 등을 프로듀싱했다.

그러다 두 사람이 2014년 초에 팀을 결성하고 내놓은 첫 결과물이 그해 7월 공개돼 여름을 평정한 씨스타의 '터치 마이 바디'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출발이었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2015년 트와이스를 만나 2016년 수많은 영광을 함께 한 것.

최규성과 라도는 같은 팀이지만 전혀 다른 성향의 소유자들이다. 팀을 결성하기 전까지는 그렇게까지 친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런 다른 부분들이 곡 작업을 할 때는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낸다. 이미 수많은 히트곡들로 증명됐고, 계속 진화하고 있고, 앞으로 보여줄 것도 많다.

"트와이스 덕에 우리 이름을 많이 알릴 수 있었다"는 블랙아이드필승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하이업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가수 제작에 나서는 것. 오랜 고민과 준비가 있었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우선순위는 절대 음악"이고, 이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모토다.

Q. 각자 작곡가로 성공가도였고 공동 작업도 했었는데 팀을 만든 이유는 뭔가

라도 "20대 초반에 만나서 알고 지낸지는 10년 됐다. 공동작업을 하다 보면 누구 이름이 앞에 가느냐를 두고 유치한 싸움이 있다. 그걸 없애려고 했다.(웃음) 그리고 아무래도 각자의 이름으로는 뭔가 좀 약하다고 생각했다. 잘 된 곡들은 많이 있었지만 우리를 딱 보여줄 수 있는 뭔가가 없었다. 브랜드화할 수 있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최규성 "그동안 신사동호랭이 형이랑 공동 작업을 많이 했다. 이름에도 크기가 있고 신사동호랭이라는 존재감이 굉장히 컸다. 공동작업을 하더라도 형의 곡으로 각인이 되곤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도움이 많이 됐다. 형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가 새로운 느낌으로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름에서 오는 어떤 기가 보존이 된 느낌이랄까"(웃음)

Q. 블랙아이드필승 결성 이후 곧바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라도 "사실 그냥 그때는 진짜 너무 힘든 상황이었어서 씨스타 '터치 마이 바디'만 잘됐으면, 뭔가 물꼬를 틀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빨리 잘 됐다. 그 다음엔 우리에게 필요한 게 뭘까를 생각했다. 여자 아이돌은 터지면 프로듀서랑 같이 터진다. 그러다 JYP에서 트와이스가 데뷔한다는 소식을 알게 됐고 곡을 건네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Q. 블랙아이드필승에게 트와이스는 특별한 가수일 것 같다

라도 "우리가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 팀이다. 트와이스와 우리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런 느낌이다. 성적이 안 좋으면 곧바로 타격이 오니까 마냥 좋지만은 않다. 못 하면 어떻게 하나 부담감도 있다. 좋은 게 더 많지만 그만큼 큰 책임감이 따른다."

최규성 "작곡가가 점점 더 많이 알려지면 좋은 점도 많지만 나쁜 점도 있다. 모든 창작이 다 그렇겠지만 예전엔 마냥 재미있게 작업하던 것에서 책임감이 커질수록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

Q. 그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

라도 "전 계속 음악을 한다."

최규성 "라도는 술담배도 안 하고 취미도 없다. 작업실에 조명을 설치한다거나 그런 게 다다. 난 라도와 반대되는 걸 다 한다."(웃음)

라도 "규성이는 낚시를 하거나 집에서 혼자 와인을 마시거나 한다. 감성이 나와 다르다."

Q. 성향이 많이 다른데 곡 작업에는 어떤 영향이 있나

라도 "갇히지 않는 것 같다. 비슷하면 바로 좋다고 하고 끝날 텐데 성향이 다르니까 다른 쪽으로도 생각을 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또 모든 건 때가 있는 것 같다. 우리는 같이 힘을 합쳐야 할 때다. 그리고 규성이에게 영감을 많이 받는다. 일상에서도 그렇게 대화를 나눌 때도 영감을 받는다. 자극이 되고 그런다."

최규성 "팀 결성 전까지만 해도 자주 만나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까지 친하진 않았다. 그런데 같이 팀을 하면서 급속도로 친해졌다. 우리끼리도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라도와 있다 보면 내가 모르는 걸, 생각지 못한 것들을 알게 된다. 좋은 것 같다. 공유하는 건 어쨌든 늘 같이 있고 절박하다는 게 아닐까."

Q. 대세 프로듀서고 러브콜이 많은데 작품은 적은 편이다

최규성 "다작은 하지 말자고 생각했다. 하나 터지면 곡 의뢰가 우루루 온다. 다 하면 돈도 많이 벌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다가 흐름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색깔이 있는데 금방 질려버릴 수도 있다. 우리는 백프로 딱 좋다고 생각이 들 때만 하자는 주의다."

라도 "전 사실 다작을 하고 싶었다.(웃음) 전 늘 빠르게만 가다 보니까 실수가 많은 편이었다. 그걸 규성이가 많이 잡아줬다. 물량공세를 하기 보다 하나를 되게 잘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더 많이 기대해주시는 것 같고 그만큼 책임감도 더 크다."

Q. 최근 하이업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계기가 있나

최규성 "제작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작곡가가 제작을 하는 걸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고, 잘 안 되는 경우도 봤고, 작곡가가 사업가로 변해가는 모습도 봤다. 정말 보통 어려운게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우리도 지금이 아니면 다른 도전을 하기에 좀 늦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작년 말부터 우리도 뭔가를 해볼까 그런 얘기가 시작됐다. 프로듀싱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의 백프로를 다 쏟아낼 수 있는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결정적인 계기였다. 그렇다면 자신감이 있을 때 하고 싶었고 그게 지금이었다."

라도 "그런 부분에서는 규성이가 나보다 좀 더 밝다. 그리고 나도 규성이와 같은 마음이었다"

Q. 회사를 운영해 가면서 이것만은 꼭 지키자는 것이 있나

최규성 "다른 일을 같이 하다 보면 신경 쓸 것들이 많아지니까 곡을 내려놓게 될 수 있다. 사실 작업실에서 다른 생각이 안 날 수가 없다. 그런 면에서 우리는 둘이라 다행이다. 라도는 곡 작업만 생각하고 사니까.(웃음)

라도 "말은 저렇게 해도 규성이도 음악을 조금도 내려놓진 않을 거다. 제작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음악을 열심히 했기에 가능했던 거라는 걸 우리 스스로가 제일 잘 알고 있다."

Q. 어떤 방향성을 갖고 회사 운영을 할 계획인가

최규성 "너무 많은 것을 우리의 생각으로 결정하려고 하면 이도 저도 안 된다. 회사를 만들고 제작을 하게 됐지만 우리는 프로듀서로서 우리 할 일만 할 생각이다. 그 외의 것들은 같이 일하는 분들이 맡아서 한다. 우리가 다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면 아마 시도도 안 했을 거다. 여러사람의 힘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회사고 우리는 우리의 역할만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도전을 할 수 있었다."

라도 "우리 거 한 번 해보자에서 시작된 거다. 작곡가로서 우리 일이 끊어질 거라고 생각했으면 그냥 계속 작곡가만 했을 거다."

Q. 회사 일은 어떻게 진행이 돼가고 있고 목표는 뭔가

최규성 "법인설립한지 4달쯤 됐다. 많은 것들이 진행 중이다. 오디션을 통해서 새로운 얼굴도 찾고 있다. 우리가 원하던 느낌을 갖고 있는 친구들을 찾는 과정에 있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건 없다. 반응이 더 빠르게 오고 우리가 좀 더 자신이 있는 걸그룹을 먼저 선보이지 않을까 정도만 생각하고 있다."

라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훌륭한 아티스트를 만드는 것이 가장 먼저다. 후배양성과 신인개발 그리고 정말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다. 블랙아이드필승도 중요하지만 정말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보고 싶다."

Q. 마지막으로 블랙아이드필승의 정체성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라도 "음식에 좋은 먹거리가 있듯 음악에도 좋은 먹거리가 있다면, 인스턴트가 아닌 건강한 음악을 만드는 팀이고 싶다. 진짜가 되고 싶다."

조이뉴스24 정병근기자 kafk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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