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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투자자 부동자금 '정중동'…어디로 움직이나


金·채권 아니면 '현금 보유'…증시 자금만 감소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한국은행이 최근 깜짝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며 통화정책 완화 시그널을 내비췄지만 시중 부동자금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양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진 가운데 당장 투자보단 '현금'이 낫단 심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7일 기준 머니마켓펀드(MMF) 설정액은 120조1천801억원으로 지난해 8월 이후 11개월 만에 120조원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 1일 일본이 대(對)한국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방침을 공식화할 때만 하더라도 MMF 설정액은 104조618억원 수준이었다. 보름 새 15%(16조1천183억원)이나 늘어난 셈이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진 가운데 당장 투자보단 '현금'이 낫단 심리가 짙어지고 있다. 1만원권과 5만원권. [사진=아이뉴스24DB]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금이나 채권 같은 안전자산 선호가 뚜렷해진 가운데 당장 투자보단 '현금'이 낫단 심리가 짙어지고 있다. 1만원권과 5만원권. [사진=아이뉴스24DB]

◆ 늘어나는 부동자금…주식시장 이탈은 가속

MMF는 수시로 돈을 넣었다가 뺄 수 있는 금융상품으로 투자자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할 때 잠시 자금을 맡기는 용도로 주로 사용된다. 때문에 통상 MMF 설정액은 금융시장 불확실성과 투자자의 불안 심리가 커지면 증가하고 반대로 불확실성이 낮아지면 줄어든다.

이에 반해 주식투자를 염두에 둔 대기성 자금인 고객예탁금은 감소 추세다. 지난 17일 기준 고객예탁금은 23조9천65억 원으로 이달 1일 27조4천384억원 대비 12.9%(3조5천억원) 줄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액은 올해 2월부터 꾸준히 10조원을 웃돌았지만 지난 11일 이후 10조원 아래로 내려왔다.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 금리인하에도 몸 사려…대외 불확실성 우려 탓

그간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거나 실제 금리가 내려가면 시중 부동자금은 증시로 몰리는 경향을 보였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은행 예·적금 금리가 낮아지는 등 저위험 금융상품의 수익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것이다.

이번엔 조금 다른 경우다. 한국은행의 이번 기준금리 인하가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한국경제 둔화 우려에서 결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자들도 공격적인 투자를 하기보다 일단 현금을 보유하는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부동자금이 안전자산에 쏠리는 현상도 나타난다. 앞서 지난 19일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g(그램)당 금 가격은 5만4천58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금시장이 열린 2014년 3월 이후 종가 기준 최고가를 경신했다.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반영되면서 금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안전자산인 채권 투자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의 연내 추가 금리인하 기대감에 수요가 증가하면서 채권 가격은 최근 강세(채권 금리는 하락)를 보이고 있다. 실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9일 기준 연 1.327%까지 낮아지며 2년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이 같은 부동자금 증가와 안전자산 선호 경향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스트래터지스트는 "한국은행의 한 발 빠른 금리인하에도 주식시장 반응은 밋밋한 상황"이라며 "실물경기 둔화 우려에서 인하가 단행된 만큼 당분간 자금은 주식시장보다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수연 기자 papyru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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