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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네이트와 '유비쿼터스 포털'


지금 우리는 네이버나 다음 같은 포털 사이트를 부를 때 굳이 앞에다 ‘인터넷’이란 말을 덧붙이곤 한다. 이를 테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하는 식이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 표현이 바뀔 지도 모르겠다. 내년 이후에는 ‘인터넷 포털’과 함께 ‘유비쿼터스 포털’이라는 말이 널리 쓰일 수도 있다. 네이트닷컴과 엠파스를 통합해 네이트로 거듭나겠다는 SK커뮤니케이션즈가 상상하는 그림이 그것이다.

개념은 간단하다. 네이버나 다음의 경우 주로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된 PC를 통해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네이트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단말기로든 접속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생각이다. 휴대폰이든 와이브로든 PC든 상관없이 멈춰 있을 때나 이동할 때나 같은 콘텐츠를 보여주겠다는 이야기다. 무선 환경에서 포털을 이용하려는 사용자의 요구가 커질수록 이와 같은 서비스는 각광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이제 이런 방식의 싸움을 건너 뛸 태세다. 그동안 라이코스코리아, 싸이월드, 엠파스 등을 인수하며 이런 방식의 싸움에서 M&A 효과를 보려 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 싸움 판과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애를 써서 산 엠파스 브랜드까지 없애는 것도 그런 차원이다. 싸움판을 ‘유비쿼터스 포털’로 바꾸어 가고 그 판을 선점하겠다는 뜻이다.

사실 이 개념은 네이트의 전유물일 수는 없다. 대부분의 포털도 그렇게 할 생각이고 여러 통신 사업자들 역시 비슷한 생각이다. 그럼에도 네이트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이 일을 하기 위해 SK 그룹 차원에서 강력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SK텔레콤의 무선 환경과 SK브로드밴드의 유선 환경, SK커뮤니케이션즈의 콘텐츠 유통 플랫폼 등. 그룹의 자원만 효율적으로 재구성해도 그림이 나온다.

이 그림은 또 네이트의 모회사인 SK텔레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주지하듯 이동통신 가입자 시장은 정체 국면을 맞고 있다. SK텔레콤 최대 고민거리다. 하지만 이를 돌파할 수단이 만만치 않다. 결과적으로 가입자당 매출을 올리는 길 뿐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무선 인터넷 활성화가 급선무이다. 네이트가 고민하는 ‘유비쿼터스 포털’은 이 시장을 빨리 극대화할 수 있는 현실적 모델이다.

따라서 주형철 사장 취임이후 SK커뮤니케이션즈가 조직을 개편하고 엠파스를 네이트닷컴에 통합키로 한 것은 SK텔레콤과의 긴밀한 협력 속에서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네이트의 시장 구획이 과거와 다르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엠파스나 네이트닷컴이 지향하는 것이 과거에는 다음을 넘어 네이버를 추격하는 것이라면 새로운 그림은 유무선을 망라하고 방송과 통신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SK가 그룹 차원에서 ‘유비쿼터스 포털’을 실현할 대부분의 자원을 확보했다는 사실이 이 그림을 앞서 실현해나가는 데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오히려 약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SK는 자체 자원을 우선 활용하려 할 것이고 각 자원마다 관계사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서비스가 자칫하면 그룹 안에 갇힐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무선 인터넷을 폐쇄적으로 운영했던 게 전례이다.

망 폐쇄성은 외부 사업자로부터 끊임없는 질타를 받는 측면도 크지만 결과적으로 서비스의 후퇴를 가져오게 된다. IT 분야에서 결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은 오픈(개방)이 대세라는 점이다. 포털 사업은 특히 그러하다. 무선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LG텔레콤의 오즈(OZ)가 각광을 받았던 것도 오픈을 따랐기 때문이다.

네이트라는 이름으로 전개될 SK의 ‘유비쿼터스 포털’ 또한 얼마나 개방적일 것이냐에 따라 적잖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여하튼 IT 시장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올지도 모를 또 하나의 상상이 꿈틀거리고 있다.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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