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이균성]SKT의 ‘글로벌 사업 재구성’


KT에 이어 SKT의 사장도 교체된다. 이로써 한국 통신 시장의 간판격인 두 회사의 ‘에이스’가 모두 강판되고 ‘구원투수’가 등장하는 셈이다. 그런데 KT의 경우 이석채 사장 후보가 아직 본격적인 업무에 나서지 않았고 그에 따른 조직개편도 없었기 때문에 구원투수의 새로운 전략이 어떤 것일지 아직 짐작하기 힘들다. 반면 SKT는 정만원 사장을 내정하고 동시에 조직을 개편해 대강의 그림을 선보였다.

SKT의 이번 조직 개편은 한마디로 ‘글로벌 사업의 재구성’이라 할 수 있겠다. 주지하듯 SKT의 숙제는 두 가지다. 첫째는 정체된 국내 통신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문제다. 두 번째는 글로벌 사업에서 유효한 성과를 내는 일이다. 이번 조직 개편은 이 두 가지 큰 숙제 가운데 후자에 맞춰진 듯하다. 이를 위해 사업 영역별로 국내와 해외 사업을 연계하고 책임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서 사장 중심의 '글로벌 비즈 CIC'가 모든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다보니 국내에서 축적한 사업 노하우를 글로벌 시장으로 빠르고 실속 있게 확장시키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한 듯하다.

따라서 이번 조직 개편에서는 사업 영역별로 국내 사업과 글로벌 사업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방식을 택했다. 오세현 사장 중심의 C&I 비즈 CIC는 국내외에서 인터넷과 컨버전스 등 미래 성장사업을 진행한다. 또 하성민 사장 중심의 MNO 비즈는 이동통신 관련 사업을 책임진다. 서 사장이 하던 글로벌 사업 가운데 두 영역을 두 사장에게 넘긴 것이다.

그렇다고 서 사장 역할이 축소된 건 아니다. 오히려 서 사장의 역할은 더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서 사장이 맡게 될 GMS CIC는, 전문성과 속도를 원하는 글로벌 사업은 C&I와 MNO에 넘기지만 사운을 걸만큼 굵직한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직접 참여하게 된다. 서 사장은 또 김신배 사장이 관리하던 경영지원부문을 대부분 맡게 됐으며 C&I와 MNO 및 GMS의 주요 사안을 거중 조정하는 역할도 떠안았다.

결과적으로 SKT의 이번 조직 개편은 GMS를 ‘몸통’으로 하고 현재 주력 사업 분야인 MNO와 미래 신성장 사업군으로 뭉친 C&I를 ‘양 날개’로 삼는 진용이다. 여기서 양 날개는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을 동시에 책임지고 진행하며, 몸통은 두 날개가 훨훨 날 수 있도록 중심을 잡으면서 전체적인 주행 방향을 찾는 역할을 한다. 특히 서 사장은 여기서 거중 조정 역할과 큰 그림의 글로벌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셈이다.

이제 주목되는 것은 새로 부임하는 정만원 사장의 역할이다.

김신배 사장은 총괄 사장을 맡으면서 네 개 CIC 가운데 하나인 CMS 사장을 겸했다. 과거 CMS 산하에는 재무지원, CR전략, 홍보, 기업문화, 시스템혁신 등 1부문 5개실이 있었다. 또 SK아카데미, 경영경제연구소, U시티사업추진단 등 3개의 별도 조직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네 개 CIC 가운데 글로벌 비즈와 CMS가 통합되면서 이중 대부분은 서 사장이 맡게 될 GMS 조직으로 이관하게 됐다.

그 대신 정만원 사장 직속으로 경영관리센터가 신설됐다. 이는 과거 경영지원부문 재무지원실이 확대 개편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이 경영관리센터 밑에는 과거 시스템혁신실 산하에 있던 정보기술 그룹을 정보기술원으로 확대 개편해 두게 됐다.

따라서 현재까지 발표된 그림으로 판단하건대 정 사장의 경영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3개 CIC 사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확실히 부여하되, 둘째 돈의 흐름과 트렌드의 흐름을 직접 관장함으로써 3개 CIC가 범할 수도 있는 오류를 방지하겠다는 전략이다.

종합하면 이번 조직 개편은 비즈니스 현장에 대해서는 '야전 사령관'에게 힘을 실어 전투력을 강화하면서도 회사 내부적으로는 중심을 더 튼튼히 하는 일거양득의 묘수라고 할 수 있다. 이제 그 전략이 격동하는 현실의 방통시장에서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지켜볼 일이다.

/gslee@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이균성]SKT의 ‘글로벌 사업 재구성’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