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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오] 유죄와 무죄의 두 '미네르바'


숨겨진 진실이 들춰졌을 때 공포와 두려움이 밀려오기 마련이다.

미네르바 진위 공방을 보면서 다가오는 느낌이다. 검찰과 신동아의 '미네르바 가짜' 논란은 아직 진실이 무엇인지 판가름하기 이르다. 분명한 것은 신동아의 K씨든 검찰에 구속된 박씨든 그들이 주장하는 진실과 '또 다른 진실'이 있을 수 있을 가능성이다.

'미네르바'를 두고 각을 세우고 있는 검찰과 신동아는 더 이상 '미네르바 진실'에 접근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겉으로는 '미네르바 진위' 논란의 경쟁축으로 보이지만 검찰과 신동아 모두 '미네르바 진실' 접근에 차단막을 형성하고 있는 형국으로도 볼 수 있다.

반면 검찰 주장의 요지는 구속된 박씨가 '미네르바'가 맞으며 박씨가 '정부의 달러매입 자제 공문 발송'이란 글을 쓴 '미네르바'라는 것이다.

검찰과 신동아의 '미네르바'는 법적 문제 부분에 이르면 명확한 역할 나눔이 만들어진다. 검찰의 '미네르바'는 유죄이고 신동아의 '미네르바'는 무죄인 것이다. 검찰이 문제삼고 있는 것은 미네르바의 전체글이 아니라 '허위사실유포'에 해당하는 '달러매입 자제 공문발송'에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신동아가 보도한 '미네르바' K씨에 대해 추가 수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이 '미네르바'로 체포한 박씨가 문제가 된 글 '정부의 달러매입 자제 공문발송'을 썼고 관련 증거자료도 충분히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박씨를 '허위사실유포죄'로 사법처리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주장이다.

신동아의 '미네르바' K씨 또한 자신은 정부의 공문서 발송건은 쓴 적이 없으며 그것을 보고 자신도 놀랐다고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러니 K씨는 현행 법상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 '미네르바'인 셈이다.

검찰과 신동아는 그런 면에서 또 다른 진실이 드러나기를 두려워하고 공포스러워 할 수도 있다. 현재 들춰진 진실만으로 자신들이 처한 입장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환경이 되기 때문이다. 더 이상의 '진실'이 공개되기를 꺼려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진실은 언젠가는 모습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물론 그 진실이 무엇인지 아직은 누구도 알 수 없다. 신동아가 주장하는 '미네르바 팀'이 IP까지 공유하면서 집단적으로 글을 쓴 이유, 어떻게 IP주소가 동일한지, K씨와 박씨가 서로 '미네르바'라고 주장하면서 나머지 글도 자신이 썼다고 서로 주장하고 있는 등 풀어야 할 것은 아직 많다.

하지만 검찰과 신동아의 '미네르바 진위' 공방은 진실을 향해 앞으로 나아갈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는 사이, 법조항도 애매하고 자의적으로 맘껏 해석할 수 있는 '허위사실유포죄'라는 공포감만 네티즌들에게 심어줬다.

정종오기자 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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