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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트위터가 보여준 개방 철학의 위력


요즘 인터넷에서는 ‘트위터’란 서비스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피겨여왕’ 김연아씨가 써서 폭발적인 관심을 모았는데요, 최근에는 유명 정치인이나 기업도 홍보 수단으로 트위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군요. 인터넷 서비스 기업 사이에서도 이를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로 만들기 위해 여념이 없는 것 같습니다. 트위터가 인터넷 세상에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봐야 하는 거지요.

트위터는 일종의 ‘마이크로 블로그’입니다. 개인 미디어 가운데 하나인 ‘블로그’를 좀 더 간소화했다는 점에서 ‘마이크로’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 같습니다. 그 대신에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더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소셜 미디어’에 속한다고 할 수 있는 거죠. 개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거미줄처럼 엮이고, 그 그물망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계형 미디어’라 부르는 거지요.

이 새로운 미디어는 정보를 일방향으로 전달하는 ‘매스 미디어’와 큰 차이를 갖습니다. 매스 미디어의 경우 정보 생산자에 의한 여론 조작 우려가 큽니다. 정보 생산과 유통을 틀어쥐고 있기 때문에 수용자의 의식을 지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요. 그런데 이 새로운 미디어는 철저하게 수용자가 정보를 선택하게 하는 쪽입니다. 다중에 의해 정보가 얼마든지 취사선택될 수 있는 구조를 갖는 것이지요.

정보 유통과 소비가 좀 더 공정해질 가능성이 큰 겁니다. 그 점이 수용자에게 어필된 거고 그래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봐야하지요.

그런데 무엇보다 놀라운 건 이렇게 세계적인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 직원이 단지 수십 명 밖에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국내 1위 인터넷 기업인 네이버의 임직원이 3천명 이상이라는 사실과 비교하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면서도 트위터에 협력하는 회사는 세계 각국에서 300여개나 된다는군요. 도대체 그 적은 수로 언제 그 많은 회사를 만나 긴밀한 협력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었던 걸까요.

트위터 직원들은 시공을 초월해 뛸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걸까요. 물론 아닙니다. 오히려 그들은 가만히 앉아 있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300여개 협력회사 대부분과 만난 적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그 많은 회사가 트위터와 함께 편안히 일을 하고 있고 세계적인 명품 서비스를 만들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 비결은 ‘오픈 API’에 있습니다. API는 서비스 플랫폼에 애플리케이션를 얹는 기술과 방법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앞에 오픈이라고 붙은 건 이를 독점하지 않고 개방했다는 이야기구요. 누구든 아이디어만 있다면 트위터 서비스 플랫폼에서 다양한 응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알아서 돈도 벌어가라는 이야기가 됩니다. 트위터는 서비스가 서로 충돌하지 않게 기술과 방법에 관한 규칙을 제공할 뿐입니다.

비유하자면 백화점을 지어 몇 가지 규칙 하에 거의 무한대로 공짜 점포를 분양한 겁니다. 제품과 서비스를 가진 판매상들이 마다할 이유가 없는 거지요. 물론 오프라인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 불가능이 사이버 공간이라면 현실적으로 가능할뿐더러 장점이기도 한 것입니다. 특히 개방에 대한 확고한 철학이 마침내 참여와 공유로 이어지면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내는 현장인 것이지요.

관건은 서비스 플랫폼에 관한 설계이었겠지요. 참여자들이 쉽고 편리하게 유익한 것을 서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최상의 공간을 구축하는 설계도 말이지요. 그러나 국내에서는 설계도보다 먼저 철학이 필요할 것 같기도 합니다. 여러 사례를 통해 개방의 위력을 보면서도 자신의 서비스나 플랫폼에 대해서만큼은 가능한 한 폐쇄적으로 운영하려는 게 우리 기업들의 생각인 것처럼 보일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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