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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네이버를 불러낸 아이폰


아이폰이 마침내 네이버를 모바일 인터넷 시장으로 끌어냈다. 그렇다고 네이버가 지금까지 모바일 인터넷에 관심이 없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보다 아이폰을 계기로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네이버의 시각이 바뀌었다는 뜻이다.

네이버는 국내 포털 시장에서 부동의 1위다. 그런데 모바일 인터넷에 대해서는 그 시장성에 대해 긴가민가하는 반응이었다. 2위인 다음이나 SK텔레콤의 자회사로 포털 시장 3위인 네이트가 일찍부터 모바일 인터넷 시장에 엄청난 공을 들인 것과 비교하면 특히 그렇다. 다음 네이트와 달리 네이버는 워밍업을 할 뿐이었다.

비슷한 일은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벌어졌었다. 다음 수익 모델은 동영상이라며 다수 인터넷 업체들이 동영상 서비스 활성화에 총력을 기울일 때에도 네이버는 “과연 그게 돈일 될까요”하며 준비는 해도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었다.

물이 막 끓은 후에 라면을 넣는 것처럼 네이버는 서비스를 제공할 때 타이밍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사전 준비는 소홀히 하지 않되 시장이 반응할 최적기를 찾아 총체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다.

캐즘(chasm)에 대한 경계가 철저한 것으로 판단된다. IT 분야는 대개 기술이 앞서기 때문에 신기술이 소비자에게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일정한 시간 즉 캐즘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그 까닭에 앞선 기술을 갖고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기업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사실 아이폰으로 대표되는 스마트폰이 캐즘의 대표적 사례이기도 하다. 휴대폰과 PC가 결합할 것이라는 기술적 대세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않았다. PDA폰으로부터 시작된 스마트폰은 10여 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출시됐다. 그러나 시장에 선명하게 이름을 새긴 스마트폰은 없었고 많은 기업이 문을 닫았다. 스마트폰이 일반화하기 위해서는 더 기다려야 하고 더 은밀하게 준비해야 했던 것이다.

그러던 네이버가 모바일 인터넷을 달리 보기 시작한 건 당연히 애플의 아이폰과 앱스토어의 세계적인 돌풍이 스마트폰 캐즘의 종언으로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폰의 인기는 둑이 터지고 오래 갇혀 있던 물이 쏟아지는 것과 같았고 그 현상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아이폰은 특히 국내에서 출시도 되기 전부터 뉴스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오랜 진통 끝에 실제로 출시되자 ‘명불허전(名不虛傳)’을 입증했다.

중요한 건 아이폰 그 자체보다 스마트폰의 캐즘이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초고속인터넷이 뚫림으로써 네이버 같은 포털 업체가 존재할 수 있었듯이 무선인터넷 캐즘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된 순간 군웅이 할거할 공간이 생긴 것이다.

최근 네이버가 모바일 인터넷에 대응하기 위해 120여명 규모로 별도 조직을 신설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기자 간담회를 열어 모바일 인터넷 사업을 소개하는 것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대응할 적기라고 판단했다는 뜻이 된다.

아이폰이 모바일인터넷이라는 또 하나의 거대한 경제 전쟁터를 마련해준 것이고 난다긴다하는 기업들이 출진 채비를 마친 것이다.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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