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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현]'구글 vs 중국 정부' 공방 감상법


구글과 중국 정부간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더 이상 검열에 응하지 않겠다"는 구글의 공격에 중국은 외교부 공식 브리핑으로 맞섰다. "중국에서 돈 벌려면 중국 법을 따르라"고 선언한 것이다. 예상대로 구글의 위협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다.

당연히 이런 의문이 뒤따른다. 천하의 구글이 이런 상황을 짐작하지 못했을까?

아마도 충분히 예견했을 것이다. 중국 정부의 아킬레스 건인 검열 정책을 건드리면서 그 정도 생각도 못했을 리는 없기 때문이다.

그럼 구글은 왜 "철수 불사"란 강수를 던졌을까? 인터넷 사용자 3억5천만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을 놓고 승산없는 도박을 벌인 것일까?

이런 의문은 얼핏 보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중국 시장만 놓고 보면 구글이 던진 수는 '모 아니면 도'이기 때문이다. 타협의 여지가 별로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세계 시장 전체로 넓혀보면 구글의 최근 행보를 새롭게 볼 수도 있다. 그 부분을 한번 따져보자.

구글은 세계 검색 시장에서도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예상대로 야후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토종 기업인 바이두가 3위에 랭크돼 있다.

e마케터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해 7월 한 달 동안 야후가 89억회의 검색을 수행한 반면, 바이두는 80억회를 기록했다. 최근 두 회사간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바이두가 2위로 뛰어오를 수도 있다는 얘기다.

(참고로 중국 시장에서는 여전히 바이두가 절대 강자다. 콤스코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중국 검색 시장 점유율은 바이두가 62.2%, 구글이 14.1%였다.)

이와 관련해 테크크런치의 분석이 상당히 흥미롭다. 최악의 경우 구글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하더라도 세계 다른 지역의 민주 국가들에게 강한 메시지를 던지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바이두는 중국 정부가 관리하는 기업이다"는 메시지 말이다. 이런 메시지는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서방 여러 나라들에겐 의외로 잘 먹혀들 수도 있다.

물론 현 상황에서 구글이 곧바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긴 힘들다. 아무리 제약 조건이 많더라도 중국 시장은 쉽게 포기하기 힘든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중국 정부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 역시 구글에겐 전혀 이롭지 않다. 검열 압박이 갈수록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중립적인 플랫폼'이란 이미지를 강조하는 구글로선 검열에 응해야만 한다는 사실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구글도 한번쯤 승부수를 던질 때가 된 셈이다. 지난 해 12월 발생한 해킹 건을 놓고 고심 끝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의 '버릇'을 고쳐 놓으면 좋겠지만, 그게 안된다면 세계 시장에서 잠재 경쟁자인 바이두가 약진하는 것을 막자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것이 중국이란 특수 시장에서 제대로 살아남기 위한 구글의 승부수인 지도 모르겠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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