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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숫자 10 이야기


20일로, 아이뉴스24가 독자 여러분께 첫 기사를 선보인 지 꼭 10년이 됩니다. 그동안 아이뉴스24 기사를 애독해주신 여러분께 먼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자축도 할 겸 오늘은 숫자 10이 갖는 여러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제 경우 먼저 떠오른 것은 ‘디지털’입니다. 디지털은 모든 것을 0과 1이라는 두 숫자로만 표현합니다. 0과 1로 표현된 자릿수를 늘릴수록 정밀도가 높아지지요. 그중에서도 10은 0과 1이 만나 처음으로 의미를 갖는 숫자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의 손가락 수와 같은 이 숫자는 이제 세상을 새롭게 창조하는 핵심 수단이기도 합니다. 디지털이 없었더라면 아이뉴스24라는 인터넷신문도 인터넷도 태어나지 못했겠지요.

10은 여러 종교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는 숫자입니다. 우선 십계명(十誡命)이 떠오릅니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는 신이 모세에게 십계명을 내렸다고 하지요. 불교에서도 10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십계(十界) 혹은 십법계(十法界)라고도 하는데, 깨달음의 정도에 따라 나누는 10가지 경지를 뜻합니다. 미계(迷界)의 지옥계, 아귀계, 축생계, 아수라계, 인간계, 천상계와 오계(悟界)의 성문계, 연각계, 보살계, 불계 등으로 나뉘지요.

주역(周易)에서도 10은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12지(枝)와 함께 하는 10간(干)이 그것인데 모여서 60갑자(甲子)가 완성됩니다. 그중 10干은 하늘의 기운을 시간과 공간에 따라 10개로 쪼개 배치한 것이라고 합니다. 간(干)이라는 글자 또한 하나(一)와 열(十)이 합해진 것으로 곧 1부터 10까지를 의미한답니다. 주역은 이 10간을 통해 봄 여름 가을 겨울과 동 서 남 북 중앙의 5방위, 즉 시간과 공간으로 구성된 세계를 설명합니다.

스포츠 선수들도 10이라는 숫자를 좋아하는 모양입니다. 특히 유명한 선수 가운데 배번이 10인 경우가 많습니다. 해외 축구 선수로는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 아르헨티나의 디에고 마라도나, 브라질의 펠레 및 호나우지뉴, 독일의 로타르 마테우스, 잉글랜드의 마이클 오웬 등이 있습니다. 국내라고 별로 다를 것은 없습니다. 장효조, 윤동균, 양준혁, 이대호 등 유명 프로야구 선수가 10번이었고, 농구선수 문경은도 10번을 달지요.

10은 또 사람의 나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죄를 지었을 때 만 10세부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게 돼 있습니다. 만 9세까지는 훈계를 할 수 있을지언정 법적 처벌을 하지는 않지요. 만 10세가 되어야 비로소 소년법에 의해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만 14세부터는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10이라는 숫자는 본인 스스로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인격체로서 새로 출발하는 나이인 것이죠.

그런데 10이라는 숫자는 무엇보다 ‘마디’를 떠올리게 합니다. 뭔가를 갈무리하고 또 뭔가를 새로 해야 하는, 그래서 끝이면서도 동시에 시작이기도 한 지점. 잠시라도 머물러 뒷일을 되돌아봐야 하고 앞일을 깊이 궁구해야 하는 그런 시간. 시간이라는 게 결코 멈춰 있는 건 아니지만 10이라는 숫자는 잠시 멈춰 단상할 여유를 주기도 합니다.

사실 올 해는 창간 10주년을 맞는 아이뉴스24 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와 세계가 잠시라도 쉬면서 지나온 날과 앞으로 살날을 생각하게 하는 해인 것 같습니다. 서력으로 치면 10년이 200번 반복된 게 꼭 10년 전이고 올해는 21세기의 두 번째 10년을 맞는 첫해이니 이것저것 정리하고 생각할 것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IT와 벤처 분야에서는 남다른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느새 ‘종이호랑이’로 변한 ‘IT 강국 코리아’를 재건해야 하는 부담이 크고 이를 위한 분위기와 환경 또한 조금씩 무르익고 있기 때문에 더 그렇습니다.

10년 전 그때처럼, 처음처럼, 모두 다 다시 행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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