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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성]스마트한 모바일오피스 되려면


"그거, 24시간 일하라는 것 아닌가요?"

기업들의 모바일 오피스 구축이 확산되면서 걱정반 기대반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스마트폰으로 이메일을 체크하고 각종 정보검색이나 문서를 보낼 수 있다. 회의는 영상전화나 액정화면 앞이면 어디서든 가능해진다. 회사는 필요할 때만 나오면 되고 재택근무가 확산될 수도 있다.

앞으로는 "메일 체크를 못해서…"라는 변명이 통하지 않을 지 모른다. 노트북 전성시대가 열리자 메신저가 '감시의 눈'이 됐다고 말하는 이들에게는 스마트폰이 곱게 보이지도 않을 것이다.

지금부터 15년 전 국내 최초로 모바일오피스를 도입한 한국IBM을 통해 가까운 미래, 우리의 직장 모습이 어떻게 바뀔 지 가늠해볼 수 있다. 이 회사 구성원의 대부분은 한국인이지만 업무방식은 가장 '미국적'이라는 점에서, 향후 진화결과를 비교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당초 이 회사는 사무실의 공간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이동 사무실' 아이디어를 짜냈다. 곧바로 1인 1좌석제를 없앴고,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출퇴근시차제'도 도입했다. 그럼으로써 2천600여 명이 사용해야 할 사무실 전체 공간이 20개 층에서 11개 층으로, 공간확보에 들어갈 비용은 50% 이상 줄었다.

휴대폰, 노트북 등을 지급하며 직원 1인당 500만원 가량, 전체 100억원의 비용이 들었지만, 연간 22억원 규모의 경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고 한다. 지금은 붙박이 자리가 필요한 직원을 제외한 전체의 60% 이상이 '모바일 근무자'다.

회사 네트워크 접속, 전화 회의, 메신저 같은 IT 환경이 갖춰지자 2005년부터는 재택근무제도 활용하고 있다. 시행 초기 직원들의 불안감과는 달리 만족도 조사에서도 70%가 넘게 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세계 최대의 컴퓨터 회사 한국IBM의 모바일 오피스 실현이 그리 어려운 일로 여겨지지 않을 지 모른다. 하지만 이 회사 관계자는 모바일 오피스가 성공한 원인이 다른 곳에 있었다고 귀띔했다.

"미팅약속 장소를 잡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로 어디 있는 지 묻지 마라."

관리자와 직원이 서로를 신뢰하고, 어디에 있거나 회사 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믿어야 한다는 얘기다. 물리적인 위치가 아니라, 주어진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느냐가 네트워크 시대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결국 최고 성능의 스마트폰이라는 '하드웨어'를 무장하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조화라는 '소프트웨어'에 성공 방정식의 해법이 있다는 것인데, 우리의 모바일 오피스는 어떤 모습으로 진화해갈까.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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