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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년만에 국내 소개된 '서양 정원'의 비밀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
이디스 워턴/김동훈 옮김
글항아리/3만3000원

[아이뉴스24 최기철 기자] 퓰리처상 1호 여성 작가가 발견한 '서양 정원'의 비밀이 120년 만에 법률가 손을 거쳐 우리 앞에 펼쳐졌다.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글항아리). 소설 '순수의 시대' 작가 이디스 워튼이 쓰고 김동훈이 옮겼다.

이디스 워턴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 [사진=글항아리]
이디스 워턴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 [사진=글항아리]

책이 첫선을 보인 건 1904년. 잡지사 의뢰를 받은 워턴이 직접 이탈리아로 건너가 수개월 간의 탐방 끝에 내놨다. 워턴은 미국 여류 소설가로 명성이 높았지만 직접 정원을 설계하고 가꾸는 정원 전문가이기도 했다. 유년시절에는 이탈리아에서 살았던 적도 있었다.

책은 이탈리아 안에서도 내로라하는 도시의 빌라와 정원들을 엄선해 담았다. 피렌체 · 시에나 · 로마 · 제노바 · 롬바르디아 · 베네치아 등이다. 워턴은 특히 로마와 그 인근 지역의 정원 · 빌라들을 소개하는데 많은 노력을 쏟았는데, 그 중에서도 이탈리아 라치오주(州) 비테르보도(道)에 위치한 지방자치도시 카프라롤라의 빌라와 정원을 으뜸으로 꼽고 있다. 스위스 역사가 야코프 크리스토프 부르크하르트도 '세속 건축이 성취한, 절제된 위엄을 주는 아마도 가장 높은 예'라고 극찬했다.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이 의미 있는 것은 빌라와 정원의 단편적 아름다움,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서양사가 그랬듯, 서양 정원의 시작은 르네상스 이탈리아에서 비롯됐다. 때문에 이 책을 따라 이탈리아 빌라와 그 정원의 시작 · 변형의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곧 서양 정원의 역사와도 만날 수 있다는 게 책을 접한 사람들의 평가다. 역자도 책 서문에서 "종합 인문 교양서"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빌라와 그 정원'이 국내에 선을 보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역자의 순수한 노력 때문이었다. 초역은 3년 전에 끝났지만 수없이 다듬고 공을 들였다. 그가 아니었다면 이 책이 국내에 소개되는 데에는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역자 김동훈(사법연수원 36기)은 현직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이자 공보관이다. 서울 인근 시골의 할머니 댁에서 오랫동안 텃밭과 정원을 가꿔온 '정원 마니아'이기도 하다. 2015~2016년 로마 유학 중 이 책을 발견했다고 한다.

저자의 원주 5개를 제외한 모든 각주를 달고 해제도 매우 상세하게 달았다. 책 표지와 안에 담긴 컬러사진도 직접 찍었다. 120년 전 워턴의 사진과 신고전주의 화가로 유명한 맥스필디 패리시가 그린 삽화와 오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역자는 "이 책이 우리의 정원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또한 이 시대의 중요한 요청인 아름다운 도시 공원과 그 조경을 위해 반드시 있어야 할 책이라고 보았다"고 번역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간결하면서도 풍부한 묘사와 설명,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 간간이 드러나는 감상과 평가가 적절히 어우러져 우리를 이탈리아의 정원 속을 거닐도록 만든다. 마음껏 산책을 즐기시기 바란다"며 일독을 권했다.

/최기철 기자(lawc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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