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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정용진 부회장이 그리는 유통의 미래


오프라인을 잘 하는 온라인 기업이냐, 온라인도 겸하는 오프라인 기업이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도가 큰 유통업의 향배를 두고 화두를 교차해가며 던져 주목받는다. SNS라는 자유로운 공간에서 가볍게 언급하는 '멸공'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묵직한 주제다.

지난해 초엔 온라인 쪽에 무게중심을 둔 발언을 내놨으나, 작년 말께부터는 오프라인을 부쩍 강조하는 분위기다. 정 부회장은 최근 스타필드 수원 개장을 앞두고 현장을 찾은 자리에서 "오프라인보다 온라인 쇼핑에 더 친숙한 MZ세대에게 그동안 한 번도 체험해보지 못한 차별화한 경험과 서비스를 선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 플랫폼의 급성장세가 도드라지는 현실에서도 오프라인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공간경험'을 통해 고객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민국 오프라인 대형 매장의 강자로서 신세계 그룹의 입지를 한껏 드러내는 노림수도 있다.

사실 신세계는 이마트라는 오프라인 대형 마트의 대명사 격 브랜드를 우리 국민에 각인시켰다. 특히 이마트를 위시한 국내 대형 마트 브랜드들은 뒤따라 국내에 진입한 월마트와 까르푸 등 글로벌 대형 마트 브랜드들을 몇년 되지 않아 퇴출시킨 주역이다.

대형 유통기업 가운데 주목받는 오너 경영의 대표주자이기도 한 정 부회장이 강한 주도력으로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며 많은 이들의 기대를 받는다. 스타필드와 트레이더스 등 대형 쇼핑공간을 창출해내며 몰링족을 끌어들이고 있기도 하다.

정 부회장이 오프라인을 강조한 기반에는 온라인의 급성장 못지 않게 오프라인 매출 역시 크게 성장을 했다는 점이 작용하는 것으로 읽힌다. 지난 2021년엔 7.5%, 2022년엔 8.9%의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정부 통계치)을 기록한 바 있다. 이는 2022년 온라인 매출 성장률인 9.5%와 비슷하다.

한국에서 발을 뺀 월마트의 경우를 보더라도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리 5년간 매출 상승을 보였다. 특히 2023년엔 전년 대비 매출액 상승률이 6.7%로 전년 대비 두 배를 훨씬 넘을 정도였다. 오프라인 기반의 성장세를 구가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정 부회장으로선 마냥 오프라인을 강조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플랫폼에 기대 구매하는 이들이 꾸준히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과 네이버쇼핑은 물론 다양한 토종 온라인 플랫폼이 성업 중이고, 이제는 중국 플랫폼마저 유명 모델을 써가며 소비자들을 파고들고 있다.

'별다방'이란 별명을 가진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주문해 매장에 잠시 들러 제품을 받아가는 이들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 유통업체 매출 상승률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전년 대비 평균 15%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다. 2022년 들어 9.5%로 한풀 꺾이는 모양새였으나, 온라인과 대형마트, 백화점, 편의점 등의 업태별 매출에서 온라인 비중이 48.6%로 거의 절반에 가까웠다.

얼마 전 열린 CES 2024에서 월마트 CEO가 기조연설자로 나서 온-오프라인 옴니채널 리테일 사업자라는 점을 강조하며 창고형 매장인 샘스클럽의 디지털 사례를 소개한 것은, 정 부회장의 2021년 신년사를 떠올리게 한다.

당시 그는 "새로운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묶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문한 바 있다. 오프라인 현장을 자주 찾는 정 부회장이 여전히 한켠으로는 온라인 판을 눈여겨 보고 있을 것으로 짐작해 본다.

/소민호 기자(sm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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