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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C커머스' 공세, 막기 어렵지만 막는 것만이 능사도 아니다


[아이뉴스24 구서윤 기자] 지난달 종합몰 앱 사용자 수 순위에서 중국의 알리익스프레스(888만명)와 테무(830만명)가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4위는 740만명을 기록한 11번가, 5위는 548만명을 기록한 G마켓이다. 쿠팡은 사용자 수 3087만명으로 굳건한 1위를 지키고 있다.

기자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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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무섭게 증가하는 사용자 수는 국내에서 공격적으로 세력을 키우고 있는 C커머스(차이나+이커머스)의 공세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렇다 보니 위기감을 느낀 국내 플랫폼들 사이에서는 중국 플랫폼을 강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는 쿠팡과 11번가, G마켓, SSG닷컴 등 국내 이커머스 업계 실무진과 간담회를 여는 등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또 산업부는 최근 업계 관계자, 전문가들과 '유통미래포럼'을 꾸려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유통산업 발전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막는다고 막아질지는 의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국내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비슷하게 직구 사업을 하는 쿠팡, 큐텐, 11번가 등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이다. 중국 플랫폼의 위협 때문에 법을 바꾸기에는 자칫 중국과의 통상 마찰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기도 하다.

물론 중국 플랫폼이 국내 유통이 금지된 식·의약품, 청소년 유해매체물 등의 불법 제품과 가품을 판매하는 행위는 분명 해결돼야 할 문제다. 지난해 10월 국감에서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가품 문제에 대해) 즉각 조취를 취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제품명으로 검색이 되지 않을 뿐 여전히 알리익스프레스에선 가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래서 국내 플랫폼 업계가 정부의 대책 마련에 목을 매기보다 더 늦기 전에 경쟁력 마련에 힘써야 할 것란 주장이 설득력 있어 보인다. 경쟁사 대비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게 이커머스의 본질이다. 특히나 고물가 시대에 소비자는 같은 제품이라면 더욱 저렴한 곳에서 구매할 수밖에 없다.

소비자가 목격하는 가격 차이는 심각하다. 한 야채 다지기 제품의 경우 쿠팡에선 7590원, 네이버 1만1330원, 11번가 14720원, 옥션 11460원인 반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는 배송비를 포함해 2600원이다.

혹자는 국내 플랫폼이 중국 플랫폼에 느끼는 공포감이 과도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알리익스프레스 거래액은 약 2조2000억원으로 네이버나 쿠팡의 5% 수준에 불과하다.

토종 이커머스 기업들이 구조적인 특성상 가격만으로는 C커머스에 대항하기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 플랫폼은 도저히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없는 가치를 찾아내 소비자를 공략해야 하지 않을까. 일례로 쿠팡은 빠른 무료배송, SSG닷컴은 이마트, 신세계백화점과 연계한 제품 퀄리티, 컬리는 큐레이션 등을 강조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가 끝이 아니다. 올해는 벌써부터 테무의 위협이 무섭다. 유튜브 광고에 이어 인기 예능 TV프로그램 간접광고(PPL)까지 하면서 소비자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중국 이커머스의 공세가 찻잔 속 태풍이 될지 아닐지는 국내 플랫폼의 경쟁력 확보에 달려 있다.

/구서윤 기자(yuni25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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