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평화의 상징' 올림픽에도 휴전 없는 미·중 전쟁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지난 4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식장 분위기는 싸늘했다. TV로 개막식을 보는 시청자가 기온을 체감할 순 없고, 개막식에 참석한 시진핑 주석을 둘러싼 공기와 휑하기만한 VIP석이 그렇게 보였다는 얘기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은 중국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이번 올림픽에 선수단만 파견했을 뿐 고위 정치 인사를 파견하지 않는 외교적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는 지난 2018년 평창 올림픽 개회식에 미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주석의 특별 대표인 한정 상무위원 등이 참석한 것과 대조적이다.

올림픽이 스포츠 축제의 장은 물론 외교의 장이 된다는 걸 감안하면 베이징 올림픽은 시작부터 반쪽짜리가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은 올림픽이 열린다고 휴전되지 않았다.

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모습. [사진=뉴시스]

올림픽 개막 즈음 미국 하원은 반도체 지원법안 '미국 경쟁법'(America Competes Act)을 통과시켰다. 이는 520억 달러(약 62조원)를 들여 미국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보조금을 주겠다는 법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표결에 앞서 "미국 경쟁법은 제조업, 혁신, 경제력면에서 미국의 우위를 보장하고 어떤 나라도 압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이 법이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을 겨냥했다는 점을 천명한 셈이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이처럼 첨예해지는 가운데 양국 사이에서 등이 터지는 건 우리 기업들이다.

삼성전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선정한 최상위 등급 공식 후원사 톱 13개 기업 중 유일한 국내 기업이다. 최고 등급 올림픽 공식 후원사는 4년마다 1천억원 이상을 후원한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회사 홈페이지에 베이징 올림픽 관련 활동을 간략히 소개한 것 외에 별다른 홍보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다른 기업도 양국의 눈치를 보느라 홍보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두 나라 갈등의 골은 앞으로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마케팅은 물론 투자, 영업 등 경영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기업들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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