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광주지자체·정치인, 대형참사 책임서 자유롭지 못하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HDC현대산업개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사망한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 분향소가 설치됐다.

지난달 11일 오후 3시 46분쯤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 중인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2단지 201동 외벽이 38층부터 23층까지 일부 무너지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6명 모두 주검으로 돌아왔다.

이번 합동분향소는 피해자 가족들의 요청으로 HDC현대산업개발 측에서 충분한 사후 보상 등이 이뤄질 때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피해자 가족들의 장례 절차 등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분향소가 설치되자마자 이용섭 광주시장과 송갑석 국회의원, 서대석 서구청장 등 정치인들이 분향과 헌화 등 추모를 했다. 특히 이 시장은 방명록에 '다시는 이런 희생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는 글을 적었다.

마음에 와 닿지가 않는다. 지난해 6월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은 광주 학동 재개발 지역에서 불법 하도급 업체가 철거하던 건물이 도로 위 버스를 향해 무너지며 버스 승객 9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할 당시에도 더 이상의 희생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지 않았던 것일까?

광주 서구 화정동 HDC 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 공사 붕괴사고 현장 모습. [사진=김성진 기자]

7개월 만에 같은 회사에서 짓던 아파트에서 붕괴 사고가 발생하며 또다시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다. 두 대형 참사 모두 피해자들은 되돌아오지 못할 길을 가게 됐고, 가족들은 평생을 안고 살아가야 할 고통 속에서 지내야 한다.

분향소가 설치되자마자 찾아온 광주 정치인들은 사망자들의 추모와 명복을 빌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책임 있는 사과와 충분한 보상, 제재만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기업 이윤만을 추구하고 대형 사망 사고를 연이어 낸 상습 기업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제재와 시정 조치가 내려져야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7개월 만에 대형 인명 사고를 낸 것에 대한 책임은 HDC현대산언개발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 참사를 일으킨 현장은 재개발과 신축공사 현장으로, 화정 아이파크 현장의 경우 HDC그룹 계열사 HDC아이앤콘스가 토지를 매입해 주상복합을 짓기로 하면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즉, 지자체의 허가 없이는 공사가 진행될 수가 없다. 공사 허가 이후에도 관리 감독의 권한과 책임 역시 도사리고 있는 건설 현장 위험으로부터 스스로 목숨을 부지해야 하는 광주시민이 아닌 지자체에 있다.

7개월 전 무고한 광주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사고 이후에도 광주시의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었거나, 아니라면 대형 참사 이후에도 지자체장과 관련 부서에서는 지속적인 관리 감독을 일절 할 시간이 전혀 없었을 수도 있다. 정해진 절차대로 법에 따라 공사 허가만 내줬으니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허가권자이자 관리 감독 권한을 가진 지자체가 안일하게 대처하지 않고,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7개월 전 사고를 더 이상 내지 않게 하기 위해 더욱 책임감을 갖고 현장점검을 성실하게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런데도 광주 지자체장과 공무원들, 지역 정치인 모두 하나 같이 일말의 책임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행여 이번 사태의 불똥이 튈까봐 HDC현대산업개발을 더 비판하는 모양새다. 연이어 발생한 대형 참사에 자신들의 과오와 책임은 없는지 진심으로 되돌아보고 반성하는 계기를 가지길 바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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