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글로벌 탄소무역장벽 오는데, 우리나라 탈석탄은 ‘오리무중’


정부도 위기의식 공감, 우리나라 석탄발전 오히려 증가해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글로벌 탄소 무역장벽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석탄발전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탄소무역장벽 시대가 올 것은 분명한데 국내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구체적 대책은 오리무중인 셈이다.

유럽연합(EU) 등은 조만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CBAM이 시행되면 우리나라 수출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는 여전히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에 이름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도 탄소무역장벽 시대가 올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데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럽연합 등은 탈석탄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이 시행되면 우리나라는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독일의 화력발전소. [사진=AP/뉴시스]
유럽연합 등은 탈석탄을 가속화하고 있다. 앞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 등이 시행되면 우리나라는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독일의 화력발전소. [사진=AP/뉴시스]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문승욱)는 26일 대한상의와 함께 ‘글로벌 탄소 무역장벽 현황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EU의 CBAM 등 글로벌 탄소무역장벽 도입 현황과 우리 산업계의 영향을 평가하고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LCA(Life-Cycle Assessment) 전문가들이 발제자와 패널로 참가했다. LCA는 ‘제품의 전 과정 평가’로 투입물·산출물을 정량화하고 환경영향을 규명하는 시스템이다.

법무법인 율촌은 “EU CBAM에 이어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논의가 확대되고 있는 글로벌 지속가능 철강협정 등으로 앞으로 주요국들의 탄소 무역장벽 정책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CBAM이 이행될 경우 우리 철강 업계의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EU와 협의를 통해 우리 기업의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EU CBAM의 구체적 시행안이 공개되지 않은 현재로서는 그 영향을 계량화하기 쉽지는 않은데 단기적 피해는 제한적”이라고 전제하면서도 “EU가 일정대로 무상할당을 축소해나가면 점차 우리 업계의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우리 제품의 저탄소화를 통해 탄소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궁극적 대안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국가청정생산지원센터)은 글로벌 탄소무역 장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관이 협력해 국제적 기준에 맞는 탄소 배출량 산정과 검증에 대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국가 사이 서로 통용될 수 있는 글로벌 탄소배출량 방법론 개발이 시급하다고 진단한 뒤 이를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해 합리적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각국이 일방적으로 환경 관련 무역조치를 도입할 경우 글로벌 탄소 무역장벽이 형성돼 무역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한 뒤 “CBAM 등 새로운 환경규제가 무역장벽으로 작용하지 않고 국제규범에 합치해 설계되도록 해당국과 지속 협의하는 한편 제도시행에 대비해 국내 제도·인프라를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제품 탄소발자국 등에 대한 검증 절차 마련과 국제상호인정협약 체결을 통해 우리 기업의 감축노력이 해외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철강 등 주요 산업의 근본적 친환경화와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수소환원제철을 비롯한 혁신기술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신성장·원천기술 투자 세액공제 등 다각적 지원방안 마련을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런 가운데 전 세계 석탄발전은 감소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인도는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솔루션이 글로벌에너지모니터(GEM), 에너지청정대기연구센터(CREA) 등 9개 글로벌 기후에너지단체와 함께 지난해 전 세계 석탄발전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신서천과 고성하이화력발전소 가동을 시작해 신규 석탄 용량 3.1GW를 늘리며 중국(25.2GW)과 인도(6.4GW)에 이어 2021년 신규 석탄 확대 3위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기준 전 세계 79개국에서 2천400개 이상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며 총용량은 거의 2천100GW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9개 이상의 발전소에서 추가로 176GW의 석탄발전 용량이 건설 중이고 296개 발전소에 280GW가 계획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은 처음으로 전 세계 총 석탄발전 용량의 절반 이상(52%)을 차지했고 남아시아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약 3분의 1(37%)을 차지했다.

EU의 석탄발전은 줄었다. 2021년 27개 EU 회원국에서 폐쇄한 용량은 12.9GW를 기록했다. 독일(5.8GW), 스페인(1.7GW), 포르투갈(1.9GW)에서 가장 많은 용량이 폐쇄됐다. 포르투갈은 탈석탄 목표였던 2030년보다 9년 앞선 2021년 11월에 탈석탄 사회로 접어들었다.

이석영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강릉안인과 삼척화력발전소가 내년과 내후년에 완공될 예정인 가운데 가동 중인 발전소들의 폐쇄 계획은 불분명하며 탈석탄 공약의 진실성이 우려된다”라며 “구체적 석탄 퇴출 일정과 방안을 빨리 마련하고 암모니아 혼소나 탄소포집(CCS)로 석탄발전소 수명을 연장하려는 시도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글로벌 탄소무역장벽 오는데, 우리나라 탈석탄은 ‘오리무중’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