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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악화일로” “암담”→온실가스·해수면·바다온도·해양 산성도↑


세계기상기구(WMO) “2021년, 주요 기후변화 지표 중 4종 기록 경신”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위기로 여러 재난이 겹쳤다. 퐁수,  폭염, 가뭄, 허리케인, 산불, 빙하 손실 등 '극심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NOAA]
지구 가열화에 따른 기후위기로 여러 재난이 겹쳤다. 퐁수, 폭염, 가뭄, 허리케인, 산불, 빙하 손실 등 '극심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NOAA]

[아이뉴스24 정종오 기자] 기후변화가 악화일로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주요 기후변화 지표를 보여주는 4종이 모두 기록을 갈아치웠다. 상태가 나아지는 게 아니라 더 나빠지고 있다는 지표들이다. 이대로 가면 지구 전체 인류의 생명까지 위협받을 것이라는 경고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기후변화의 주요 지표 중 온실가스 농도,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해양 산성도가 2021년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세계기상기구(WMO)는 18일 “이러한 기록 경신은 인간 활동이 육지와 해양, 대기에 전 지구 차원의 변화를 일으켜 지탱 가능한 발전과 생태계에 장기적으로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증명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2021년 WMO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WMO State of the Global Climate in 2021 report)를 보면 지난 7년은 2021년 연초와 연말에 있었던 라니냐 현상에도 불구하고 가장 더웠던 7년 중 하나로 기록됐다. 라니냐 현상으로 온도가 일시적으로 낮아지는 효과는 있었는데 전반적 기온 상승 추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지난해 전 지구 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11(±0.13)℃ 높았다.

안토니오 구테흐스(Antonio Guterres) 유엔(UN) 사무총장은 “기후붕괴 문제 해결에 실패한 인류에 관한 암담한 내용”이라고 꼬집으며 WMO의 대표 보고서를 인용, 화석연료의 종말을 선언하고 새로운 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재생에너지 시대를 열기 위해 재생에너지 기술과 공급 확대, 재생에너지 분야에 대한 민간과 공공투자 3배 증대, 분당 1천100만 달러에 이르는 화석연료 보조금 중단 등을 포함한 다섯 가지 주요 조치 시행을 제안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전 세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기후변화를 막고, 기후 상승을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1.5℃ 아래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앞으로 10년 안에 반드시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역대 가장 더운 해의 기록 경신은 이제 시간문제”라며 “기후는 바로 우리 눈앞에서 변화하고 있고 인간이 만들어낸 온실가스에 가둬진 열은 앞으로 수 세대 동안 지구의 기온을 높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대기에서 탄소를 제거하는 수단을 발명하지 않는다면 해수면 상승, 해수 온도 상승, 해양 산성화는 앞으로 수백 년 동안 계속될 것”이라며 “일부 빙하는 되돌릴 수 없는 지점에 도달했으며 이미 20억명의 인구가 물부족을 겪고 있는 상황이 세계적으로 장기화 될 것”라고 경고했다.

최근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 동아프리카 지역 일대) 지역에 발생한 심각한 가뭄 위기, 남아프리카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 사태, 인도와 파키스탄의 폭염 등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더 많은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WMO 보고서는 ‘역사의 전환점: 정부 정책과 사업 전략(History at Turning Point: Government Policies and Business Strategies)’이라는 주제로 전 세계 2천명 이상의 지도자와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이는 2022년 세계경제포럼 직전에 발간됐다.

김 화이 네오(Gim Huay Neo) 세계경제포럼 이사는 “전 지구 기후 현황 보고서는 세계경제포럼의 세계위험보고서에서 경고했던 환경적 위험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속도, 규모, 체계적 행동이 필요함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곧 다보스에서 열릴 연례회의는 우리의 기후행동 결의를 더욱 공고히 다지고, 우리의 야심찬 계획을 행동으로 옮기며, 우리가 자랑스레 여길 미래를 함께 만들기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라고 전했다.

◆다음은 기후변화 주요 지표

▲온실가스 농도, 2020년 최고치 경신

온실가스 증가로 지구 가열화가 빨라지고 있다.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IPCC]
온실가스 증가로 지구 가열화가 빨라지고 있다.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IPCC]

온실가스 농도는 2020년 최고치를 보였다. 전 지구 이산화탄소 농도는 413.2ppm으로 산업화 이전 수준의 149%를 기록했다. 특정 지점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살펴보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2021년, 2022년 초에도 계속해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의 월평균 이산화탄소 농도는 2020년 4월 416.45ppm, 2021년 4월 419.05ppm, 2022년 4월 420.23ppm을 기록했다.

▲전 지구 연평균 기온, 산업화 이전보다 1.11±0.13℃ 상승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시기와 비교했을 때 전 지구 연평균 기온차에 대한 6개의  기온 데이터 세트(1850-2021년). [사진=영국 기상청]
산업화 이전(1850-1900년) 시기와 비교했을 때 전 지구 연평균 기온차에 대한 6개의 기온 데이터 세트(1850-2021년). [사진=영국 기상청]

2021년 전 지구 연평균 기온은 산업화 이전(1850~1900년)보다 1.11±0.13℃ 상승했다. 연초와 연말의 라니냐 현상으로 인한 냉각 효과 덕분에 최근 몇 년에 비해서는 덜 더웠다. 가장 최근 7년(2015~2021년)은 기록상 가장 더운 7년이었다.

▲해수 온도, 최고치 기록

한반도의 바다온도와 파고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지구와 한반도 수온(위), 유의파고의 신-구평년 간 차이 분포도(아래). [사진=기상청]
한반도의 바다온도와 파고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지구와 한반도 수온(위), 유의파고의 신-구평년 간 차이 분포도(아래). [사진=기상청]

해수 온도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양 상층부 2천m는 계속해서 따뜻해졌으며 앞으로도 계속 따뜻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수백 년에서 수천 년의 시간 규모에서는 되돌릴 수 없는 변화다. 모든 데이터가 지난 20년 동안 해양 온난화 속도가 특히 빠르게 상승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해양 온난화는 해양 심층부로 침투하고 있다. 2021년 많은 바다에서 적어도 한 번은 강력한 해양 고수온 현상이 발생했다.

▲온실가스 흡수, 해양 산성화 심각

바다 산성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NOAA]
바다 산성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NOAA]

인위적으로 발생한 이산화탄소 연간 배출량의 23%는 해양이 흡수한다. 이는 바닷물과 반응해 해양 산성화로 이어진다. 해양 산성화는 유기체와 생태계를 위협해 식량안보와 관광, 연안보호도 위태롭게 한다.

해양의 pH 값이 감소하면 해양의 대기 이산화탄소 흡수 용량도 줄어든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매우 높은 신뢰도로, 외해 표면(open ocean surface)의 현재 pH는 적어도 지난 2만 6천년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의 pH 변화 속도는 전례없는 수준”이라고 결론지었다.

▲해수면 상승, 최근 두 배 이상 빨라져

10년 단위 해수면 상승 추세(1993-2022년). [사진= AVISO altimetry]
10년 단위 해수면 상승 추세(1993-2022년). [사진= AVISO altimetry]

전 지구 평균 해수면은 2013~2021년 기간에 연평균 4.5mm 상승한 이후 2021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3년과 2002년 사이의 상승 속도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이다. 주된 원인은 빙상에서의 얼음 손실 가속화이다. 이는 해안에 거주하는 수억 명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되며 열대 저기압에 더욱 취약하게 만든다.

▲빠르게 녹고 있는 빙하

2016년 11월 남극 취재당시 찍은 빙설. 남극 빙하가 모두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은 60m 상승한다. [사진=정종오 기자]
2016년 11월 남극 취재당시 찍은 빙설. 남극 빙하가 모두 녹으면 전 세계 해수면은 60m 상승한다. [사진=정종오 기자]

2020~2021년은 최근 몇 년에 비해 빙하가 덜 녹았는데 수십 년의 시간 규모에서 보면 빙하 손실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뚜렷한 경향이 나타난다. 세계 표준 빙하는 1950년 이후 33.5m 얇아졌으며, 줄어든 두께의 76%는 1980년 이후 줄어든 것이다.

2021년은 캐나다와 미국 북서부에서 6월과 7월의 폭염과 산불로 얼음 손실이 기록적이었던 힘든 한해였다. 그린란드에서는 8월 중순에 빙하가 이례적으로 많이 녹았다. 해발 3천216m에 위치한 빙상 정상 관측소에서는 사상 처음 강우가 관측됐다.

▲이례적 폭염

캐나다 리턴지역에서는지난해 6월 섭씨 49.6도까지 치솟았다. [사진=WMO]
캐나다 리턴지역에서는지난해 6월 섭씨 49.6도까지 치솟았다. [사진=WMO]

전례없는 폭염이 북미 서부와 지중해 지역에 발생, 역대 최고 기온이 기록됐다. 지난해 7월 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기온은 54.4℃를 기록했다. 이는 1930년대 이후 기록된 최고치와 유사한 2020년 기온 값과 같았다.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의 시라큐스에서는 48.8℃를 기록했다. 또한,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6월 29일 기온이 49.6℃에 달하면서 폭염으로 500명 이상의 사망자와 심각한 산불이 발생했다.

▲세계 곳곳에 홍수

큰 홍수가 발생해 가로등이 잠겨 있다. [사진=WMO]
큰 홍수가 발생해 가로등이 잠겨 있다. [사진=WMO]

홍수로 중국 허난성은 177억 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서유럽은 7월 중순 역대 최악의 홍수를 겪으며 독일은 200억 달러가 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많은 사망자도 발생했다.

▲심각한 가뭄

소말리아 등 동부 아프리카는 가뭄으로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WMO]
소말리아 등 동부 아프리카는 가뭄으로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WMO]

가뭄 역시 아프리카 북동부, 캐나다, 미국 서부지역, 이란,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터키 등 세계 곳곳을 강타했다. 남미 아열대 지방의 가뭄은 농작물에 큰 피해를 입혔다. 에너지 생산과 하천 수송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아프리카 북동부 지방의 가뭄은 2022년까지도 계속 심화되고 있다. 동아프리카에 4계절 내내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는 지난 40년 동안 겪어보지 못한 장기간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인도주의 단체들은 이들 지역에 나타나는 파괴적인 영향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강력해지는 허리케인

카테고리 4등급의 2020년 허리케인 로라. [사진=NOAA]
카테고리 4등급의 2020년 허리케인 로라. [사진=NOAA]

북대서양 허리케인 시즌 중 가장 강력했던 허리케인 아이다가 8월 29일 루이지애나에 상륙하면서 미국은 750억 달러에 이르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식량안보 위협, 이재민 급증

지난해 5월 사막 메뚜기 떼가 급습한 가운데 우간다에서는 홍수까지 겹쳤다.  [사진=Mollen Kenyena/WMO]
지난해 5월 사막 메뚜기 떼가 급습한 가운데 우간다에서는 홍수까지 겹쳤다. [사진=Mollen Kenyena/WMO]

분쟁, 기상이변, 경제침체 등의 영향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더욱 악화되면서 수십 년간 식량안보 측면에서 이룬 진전사항 역시 퇴보했다. 2021년 이러한 인도주의적 위기가 심화되면서 기근에 시달리는 국가가 늘어났다. 2020년 영양 결핍 인구의 절반 이상(4억 1천800만명)은 아시아 지역, 3분의 1은3(2억8천200만명)이 아프리카 지역에서 나타났다.

기상재해로 인한 이재민 문제도 계속되고 있다. 2021년 10월 이재민 수가 가장 많은 나라는 중국(140만 명 이상), 필리핀(38만6천명 이상), 베트남(66만4천명 이상)이다.

/세종=정종오 기자(ikoki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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