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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 '임금피크제' 법정 공방 예고…"일은 그대로, 월급만 줄었다"


"연령만을 이유로 차별"…임금피크제 인원 40%는 업무 변화 없어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국민은행이 '임금피크제' 소송 전을 벌이게 됐다. 국민은행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직원의 40% 가량은 업무는 줄지 않고 임금만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 내에서 지방 지점의 직원들이 연령만을 이유로 임금이 차별됐다는 증언이 따르면서 국민은행에 불리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 지부(국민은행 노조)는 이달까지 임금피크제 소송을 준비 중에 있다. 이날 기준 소송에 참여하는 직원은 10여명 정도다.

현재 국민은행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중인 인원은 333명으로 전체 행원의 2.3%에 해당된다. 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 이 중 약 40%(133명)은 임금피크제 이전 업무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KB금융그룹 본사 사옥 건물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 KB금융지주 KB금융그룹 본사 사옥 건물 [사진=KB국민은행]

앞서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연령만을 이유로 직원의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것이므로 무효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임금피크제는 일정 연령(피크 연령)이 지난 장기근속 직원의 임금을 줄여 고용을 유지하는 제도다. 통상 금융권에서 임금피크제에 돌입하는 연령은 56세로 희망퇴직이 아닌 임금피크제를 선택하는 경우 정년인 60세까지 근무가 가능하다. 은행권에선 임금피크제를 선택하면 주요업무가 아닌 우선순위가 낮은 후선업무로 배치된다. 대표적으로 창구업무나 주요 업무를 보다 사무보조로 배치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임금은 최대 50% 가량 삭감된다.

대법원은 임금피크제 무효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조치의 도입 여부와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을 제시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특히 지방 지점에서 사무보조와 같은 후선 업무가 아닌 임금피크제 적용 이전의 업무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현업 직원들도 이같은 노조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하고 있다.

국민은행 행원 A씨는 "지방의 일부 지점에선 지점 환경에 따라 임금피크제 이전 업무를 그대로 하는 사례가 많다"면서 "후선 업무를 위해 지방에 있는 사람을 서울로 부를 순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임금피크제는 은행의 퇴직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데, 국민은행의 경우 다른 은행보다 임금피크제 인원이 많은 편으로, 이전 업무를 적용하는 인원도 상대적으로 많은 것"이라며 국민은행 내부 사정을 전했다.

실제 국민은행의 임금피크제 적용비율은 2.3% 가량으로 우리은행 2.1%, 신한·하나은행 0.1% 대비 높다.

국민은행 노조는 직원들이 증언과 자료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사실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달까지 소송 신청자를 받고 내달 소송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류제강 국민은행 노조 위원장은 "객관적으로 업무가 줄어들었다는 사실이 증명 가능한 인원에 한해서 소송 신청을 받은 것으로 내달 예정대로 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일부에선 은행 노조가 후선 업무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워 객관적 사실을 입증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인데, 업무를 그대로 하는 사례가 많지 않은데다 객관적으로 후선 업무 기준과 줄어든 업무량의 차이를 입증하긴 쉽진 않을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전문가는 연령만을 이유로 차별을 받은 사실이 입증될 경우 노종조합에 승산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문영섭 노무사는 "기존의 임금피크제가 연령차별이라고 하면, 연령만을 주된 이유로 임금차별을 받은 경우 이를 입증하면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은행 측은 이에 대해 말을 아끼는 입장이다. 구체적인 대응방안은 밝히지 않았으나 소송이 제기되면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또 법적으로 옳고 그름을 따지는 만큼 현재로써는 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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