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고환율 지속에 전자업계도 '주판알'…사업별 이해득실은


전날 환율 13년만에 1300원 선 넘어…수요 감소·수출 증가 둔화 우려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달러 강세로 인한 원·달러 환율 상승세로 전자업계의 사업 부문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자재값 상승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세트 업체들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부품 업체에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된 모습. [사진=뉴시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6원 하락한 1천298.2원을 기록했다. 전날은 13년 만에 1천300원을 돌파해 1천301.8원에 마감됐다. 이는 2009년 7월 14일(고가 기준 1천303.0원) 이후 12년 11개월 만이다.

경기 둔화 우려로 미국 중앙은행의 긴축 속도가 늦춰질 것이란 전망에 1거래일 만에 다시 1천290원 후반대로 마감했으나, 채권 시장에선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조만간 환율이 다시 1천300원대로 올라설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일각에선 원·달러 환율 상단을 1천3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도 봤다.

고환율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국내 전자업체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수출 단가 측면에선 긍정적일 수 있지만, 물가상승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원자재를 해외에서 들여와 제품을 만드는 기업들에겐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폰, 가전 분위기는 더욱 침울하다. 스마트폰의 경우 미국 등 달러 사용국 환율 상승으로 원화 환산에 따른 매출액이 늘어날 수 있지만,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는 점에선 악재다.

이민희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가 상승으로)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등의 원자재 값도 올라 삼성은 원가 상승 부담을 받고 있을 것"이라며 "삼성의 세트사업은 우리나라에서 직수출하는 구조가 아니고 해외 현지공장에서 매출이 이뤄져 (달러 강세로) 현지통화가 약세가 되면 매출에 타격을 입게 된다"고 말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이 인기를 끄는 신흥국 시장에서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달러가 오르면 신흥국 소비가 감소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중저가 제품의 판매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월 평균 2천만 대씩 스마트폰을 자체 생산해오다 5월들어 1천만 대 초반으로 생산량을 줄였다. 스마트폰 유통재고 물량은 5천만 대에 육박한 상태로, 올해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목표 역시 연초 3억3천400만 대로 잡았다가 최근 2억7천만~2억8천만 대 수준으로 낮췄다.

가전사업도 단기적으로 해외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 부담으로 수익성이 악화된다는 점에서 부작용이 크다. 또 해외에 공장을 지어 현지 생산과 판매를 늘리고 있다는 점에서 환율 영향을 덜 받을 수 있지만, 환율 상승으로 인한 기대 효과가 제한적이란 점이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 시 해외에서 부품을 수급하는 데 원가 부담이 늘어난다는 점은 다소 우려스럽다"며 "환율 문제만 보면 환 헤지(위험회피) 대응에 나서고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지만,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걱정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전경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업계와 디스플레이 업계도 고환율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환율 상승 영향은 다른 업종에 비해 크지 않지만,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고객사들의 수요 감소 등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돼서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나 디스플레이는 수출 기업인 만큼 환율 상승이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고환율 영향이 당장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화될 경우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요 고객들의 투자 위축에 따른 수요 감소로 이어져 생산성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제 침체 영향으로 환율 상승이 수출기업에 호재가 될 것이란 공식들도 깨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인상과 물가상승 등 불확실성이 가중되며 환율 상승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 마련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고환율 지속에 전자업계도 '주판알'…사업별 이해득실은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