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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물연대 총파업에 산업계 '초비상'…"대비는 했지만, 장기화 땐 피해 불가피"


철강·조선·정유·자동차 등 부품 확보·대체 운송책 마련 분주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현재 제품 생산을 위한 원부자재도 미리 확보한 것이 있어 생산 자체는 평상시대로 진행하고 있고, 공장 외부 물류 창고에 확보해둔 제품 재고도 있어 당장 큰 피해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렇지만 지난 6월처럼 파업이 일주일을 넘기면서 장기화되면 결국 공장 출하가 되지 않기 때문에 재고가 소진되면서 고객 납품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난 24일 부산 남구의 한 주차장에 운행을 멈춘 화물차가 줄지어 서 있다. [사진=뉴시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25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이 장기화할 것을 우려하며 이같이 말했다.

금호타이어는 전라도 광주, 경기도 평택, 전남 곡성 공장 3곳에서 하루 약 8만 개의 타이어를 생산하고 있다.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은 외부 물류센터 등으로 보내 적정 재고를 유지한다.

금호타이어는 일단 확보해 둔 원부자재로 생산라인은 차질 없이 계속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번 화물연대 파업으로 현재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외부로 반출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단기적으로 물류센터에 확보된 재고 물량으로 국내 대리점 등에 납품하는 것은 큰 차질이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결국 재고 물량이 소진돼 정상적인 판매가 어려워질 수 있다.

화물연대가 전날 0시부터 파업을 시작하면서 국내 주요 산업 현장에서의 물류차질이 본격화하고 있다.

철강업계도 당장 철강 제품의 출하가 막혔다. 현대제철은 당진·인천·포항·순천·울산 등 전국 5개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5만 톤(t)가량의 철강재를 출하하는데, 이틀째 발이 묶였다. 지난 9월 태풍 '힌남노' 침수 피해 이후 공장 정상화에 바쁜 포스코도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생산한 철강 제품 대부분이 공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파업이 사전에 예고되면서 미리 출하를 많이 해 둬서 아직 버틸 만하다"며 "그러나 5~7일 정도 지나면 재고가 동나면서 큰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앞서 지난 6월 화물연대 파업 당시 국내 주요 철강사 5곳에선 총 72만1천 톤의 규모의 제품 출하가 중단되며 1조1천50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6월 파업 당시 부품 공급 차질로 애를 먹었던 완성차업계도 이번 파업을 예의주시하며 대비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당시 현대차 등 국내 5개 완성차 업체들이 파업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물량은 5천720대로 집계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경우 아직까지는 부품 조달은 원활히 이뤄지고 있어 생산 차질 사태로 이어지진 않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 울산공장의 경우 완성차를 출고센터로 탁송하는 탁송기사 대다수가 이번 파업에 참여하며 탁송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배송센터 직원을 일부 투입해 인근 출고센터까지 직접 차를 운전해 이동시키는 '로드탁송'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큰 지장이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하면 문제가 커질 수 있어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화물연대 파업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6월 파업 당시 주요 조선소들은 철판, 기계 장비, 배관, 전기선 등 선박 제작에 필요한 각종 부품과 기자재 물류에 제동이 걸리며 조업 차질을 빚기도 했다.

이에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조선사들은 이번 파업에 앞서 긴급한 물량을 미리 확보하고, 자체 차량을 투입하거나 해상 등 대체 운송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파업이 예고됐기 때문에 다음 달 초·중순 정도까지 필요한 물량은 조기 입고해 놓았다"며 "나머지는 비상 수송대책 등으로 최대한 물류 차질을 줄이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어느 정도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에쓰오일,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업체들은 약 2주에서 1달 치 재고를 미리 확보하고 화물연대 소속이 아닌 비조합원 차량으로 운반하는 식으로 파업에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상 파업이 길어지면 공급 차질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화물연대 총파업에 따른 산업계의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정부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장영진 1차관을 반장으로 하는 '비상대책반'을 구성해 철강, 자동차, 조선 등 주요 업종에 대한 피해와 대응 상황 점검, 피해 최소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산업부 비상대책반은 향후 운송거부와 관련해 주요 업종에 대한 일일상황 점검 등을 실시하고, 물류차질로 인한 피해 및 대응방안, 업계의 긴급 애로사항 파악 및 해소를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운송거부로 인한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산업현장에서 제기되는 애로사항 등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철저히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이 적기에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총력 대응해 달라"고 강조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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