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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구체 확보하라"…2차전지 소재 업체 '합종연횡' 가속


LG화학-고려아연·SK온-에코프로, 전구체 부문 협력 확대…한국 생산 통해 美 IRA 대응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원료인 전구체 확보를 위한 국내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하고 있다. 양극재 원가의 약 90%를 차지하는 전구체를 내재화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하고,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인 연산 9만 톤으로 종합 준공된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사진=포스코케미칼]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인 연산 9만 톤으로 종합 준공된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광양공장 전경 [사진=포스코케미칼]

30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국내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은 지분 맞교환과 합작회사(JV) 설립 등 전략적 파트너십 관계를 잇달아 구축하며 전구체 수직계열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구체는 양극재를 만들기 위한 중간재로,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결합해 만들어진다. 전구체에 리튬을 결합하면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양극재가 된다.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필수 광물 가격이 급등하고, 특히 미국 IRA 시행으로 원료의 출처가 중요해지면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화두가 되고 있다.

LG화학과 고려아연은 지난 25일 2천576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맞교환 하기로 결정했는데, 이는 전지소재 분야에서 양극재 원재료의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차원이다.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KEMCO)는 지난 6월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울산에 연간 생산능력 2만 톤(t) 규모의 전구체 공장을 짓고 있다. 이번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전구체 울산 공장의 생산능력을 5만 톤 규모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양극재 생산 목표를 올해 연산 9만 톤에서 오는 2027년 34만 톤 이상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이번 고려아연과의 제휴 강화를 통해 전구체의 수직계열화를 보다 강화하고, 안정적인 양극재 원재료 확보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이 IRA를 시행하며 향후 배터리용 광물이 일정 비율 이상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나라에서 추출, 가공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기로 한 상황이다. LG화학 입장에서는 전구체를 한국에서 조달해 북미 영업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에코프로그룹에서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현재 연산 4만8천 톤 규모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2026년 20만 톤 수준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생산한 전구체는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생산에 쓰인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기업공개(IPO)를 통해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지난 24일 국내 배터리 업체 SK온, 중국 전구체 생산업체 거린메이(GEM)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인도네시아에 니켈 중간재 생산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3사는 '니켈 및 코발트 수산화혼합물(MHP)' 생산공장을 지어 2024년 3분기부터 연간 순수 니켈 3만 톤에 해당하는 MHP를 생산할 예정이다.

3사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향후 니켈뿐 아니라 전구체 등 원소재 부문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배터리용 전구체 생산에 필요한 황산니켈의 원료로 주목받는 MHP를 기반으로 한국에서 황산니켈 및 전구체 생산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미국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배터리에 투입하면 IRA 전기차 보조금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포스코케미칼도 적극적으로 양극재 사업 확대에 나서며 전구체 생산 목표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최근 양극재를 연간 9만 톤 생산할 수 있는 광양공장의 증설을 완료했다. 기존 연간 3만 톤에서 3배 늘어난 규모로,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생산 능력이다.

포스코케미칼은 제너럴모터스(GM)와 양극재 JV를 설립하고 북미지역에서 대규모 생산 공장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JV는 2024년부터 하이니켈 양극재를 생산해 GM의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얼티엄셀즈에 공급할 예정이다. 얼티엄셀즈는 GM과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2019년 설립한 JV다. 현재 오하이오와 테네시에 각각 연산 3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연산 10만5천 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2030년 61만 톤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양극재의 핵심 중간재인 전구체 생산량도 올해 1만5천 톤에서 2030년 44만 톤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전구체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확보하고 수익성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의 약 90%를 차지하는 구조로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은 전구체 수직계열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확보를 도모하고 있다"며 "미국이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 중 하나로 핵심 광물의 출처를 규정하고 있어 전구체 출처가 중요해지면서 전구체 내재화가 기업 가치평가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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