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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배두나, 분노하고 눈물 흘린 '다음 소희' "응원됐으면"


(인터뷰)'다음 소희' 이끈 배두나, '나 괜찮은 배우구나' 느낀 사연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배두나가 분노와 슬픔의 감정을 '다음 소희'에 가득 담아냈다. 이 세상 '다음 소희'들을 위해, 그들의 편에 서 주고 싶다는 배두나의 진심 역시 '다음 소희'를 더욱 빛나게 했다.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는 당찬 열여덟 고등학생 소희(김시은 분)가 현장실습에 나가면서 겪게 되는 사건과 이를 조사하던 형사 유진(배두나 분)이 같은 공간, 다른 시간 속에서 마주하게 되는 강렬한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배우 배두나가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
배우 배두나가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

2017년 1월 전주의 한 통신사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또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죽음을 부른 실습' 편을 통해 현장실습을 둘러싼 열아홉 청춘 잔혹사를 집중 조명한 바 있다.

배두나는 사망 사건 이후 진실을 쫓는 형사 유진 역을 맡아 김시은이 이끈 1막에 이어 2막을 촘촘하게 이끌며 흡입력을 높였다.

배두나는 2일 진행된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시나리오가 너무 좋고 감동적이었다. 감독님이 이런 얘기를 하고 싶어하는구나 싶었고, 사람이 온전하게 자기를 지키고 간다는 느낌이었다"라고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의 느낌을 전했다.

이어 "'도희야'로 좋은 평을 받고 칸에도 초청이 됐다 보면 더 쉬운 길로 갈까 할수도 있는데 본인이 하고 싶은 얘기를 한다는 것이 멋있고 믿음직스러웠다"라며 "그리고 그 시나리오를 저에게 보냈다는 것이 감동이다. '다른 배우도 거쳐보지 그랬냐. 나랑만 하면 재미없지 않나' 농담을 했는데 속마음은 '나랑 일하는 것이 좋았구나. 나 괜찮은 배우인가 보다'라는 생각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사망 사건의 발자국을 하나씩 밟아가면서 유진은 절망과 분노의 감정을 느낀다. 연기를 할 때 관객들이 상상하고 능동적으로 찾아갈 수 있게 여백을 주기 위해 자신이 느낀 것을 덜 표현하고 참으려 한다는 배두나는 "이번 작품은 이렇게 막막할 수 있나 싶었다. 그 어떤 대답을 들어도 계속 막막해서 정말 화가 났고 힘들었다"라고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앞서 말한 기본적인 연기관에서 벗어나 솔직한 감정을 내질렀다. 화가 나고 울분이 터지는 것을 관객들도 똑같이 느낄거라 생각해서 솔직히 하려고 했고, 참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다음 소희' 배두나가 유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다음 소희' 배두나가 유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배두나는 '다음 소희'에서 피곤해보이는 민낯, 다소 부어보이는 눈으로 사건을 따라간다. 이에 대해 그는 "콜센터 첫 촬영에서 감독님이 '일주일 정도 잠을 못 잔 사람 같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일주일 전에 말씀하시죠. 그럼 안 자고 왔을텐데'라고 했다"라며 "당황했고, 그 때부터 피곤한 모습을 만들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힌트를 얻었다. 잠을 못 잔 사람이면 얼마나 예민하겠나. 기본 모드 자체가 짜증이 나고 눈도 시리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렇게 됐다"라며 "눈이 부은 건 촬영하다가 많이 울어서 그런 것 같다"라고 전했다.

또 배두나는 유진이 극 속에서 판타지 같은 인물인 것 같다는 말에 "우리가 모를 뿐이지, 이런 인물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이 사건을 취재한 사람이 있고 내부 고발한 이가 있다. 또 책으로까지 썼다. 그런데 우리가 그걸 모른다"라며 "경찰 중에도 이런 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계란으로 바위를 칠 뿐이라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어 "물론 판타지적인 느낌이 많다. 유진은 공직자로서 안 할 것 같은 짓도 하고, 안 할 것 같은 말도 한다. 그런 면에서는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을 유진이 대신한다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유진은 콜센터를 시작으로 여러 곳을 다니며 이 사건의 책임자를 만나려 한다. 하지만 어느 곳, 어떤 사람도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유진에게 "적당히 해라", "왜 이렇게까지 하냐"라고 다그친다.

배두나는 "더 이상 할 말이 없고 희망이 사라지더라. 이런 일이 있기까지 말을 하지 않으면 모르니까 부딪혔는데 안 되는 일이 많은 거다. '적당히 하지', '어디까지 가려고 하나' 이런 얘기를 듣는다"라며 "제가 연기할 때 가장 듣기 싫은 얘기가 '이 정도면 돼', '더 안 나와'다. 그래서 끝까지 밀어부쳐주는 사람에게 고마워한다. 개인적으로 '적당히 해'를 안 좋아한다"라고 유진으로서 마음이 아팠던 순간을 언급했다.

배우 배두나가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
배우 배두나가 영화 '다음 소희'(감독 정주리)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트윈플러스파트너스㈜ ]

'다음 소희' 뿐만 아니라 공승연 주연 '혼자 사는 사람들'에서도 콜센터 직원들의 고충이 그려진 바 있다. 배두나는 "어떻게 남을 그렇게 함부로 대하고 화풀이를 할 수 있나 싶어 분노를 많이 했다"라며 "내가 제일 중요하면 그만큼 남도 중요하지 않나. 인터넷으로도 얼굴이 안 보인다고 막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콜센터에서 일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런 부분에서 진짜 화가 많이 난다"라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배두나는 소희 역으로 첫 주연에 도전한 김시은에 대해 "신인인데 '연기 정말 잘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고요의 바다'의 시아도 그렇고 왜들 그렇게 연기를 잘하나 싶다. 그런 친구들을 보면 영화 잘 되겠다 생각했다"라고 극찬했다.

마지막으로 배두나는 "영화에 참여하게 된 이유가 소희와 같은 일을 당했거나 그 일을 버티고 있는 이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것 자체가 응원이 되길 바랐기 때문"이라며 "세상은 더 좋아질거라 생각한다. 그들은 더 똑똑하고 많이 알거니까. 하지만 이런 일이 끝나지 않으니 계속 얘기를 하면서 깨달음을 얻고, 다시 생각할 수 있거나 작은 움직임이라도 나올 수 있게 우리 역시 그 편에 서주고 싶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사회적으로 엄청나게 바뀐다기 보다 스며들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봤으면 한다"라며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민을 가지고 살았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다음 소희'는 한국 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며 "충격적이면서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작품"이라는 극찬을 끌어냈다.

여기에 제42회 아미앵국제영화제 관객상을 비롯한 3관왕, 제26회 판타지아영화제 폐막작 선정과 더불어 감독상, 관객상까지 2관왕을 거머쥐었다. 또 제23회 도쿄필맥스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 제59회 타이페이금마장영화제 공식 초청 등 탄탄한 작품성을 입증했다.

오는 2월 8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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