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균성] 네이버 ‘뉴스캐스트’ 논란의 진실


조선 중앙 동아 등 국내 주요 일간지 12곳의 인터넷 분야 자회사들로 구성된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이하 온신협)와 네이버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네이버가 내년 1월1일부터 홈 뉴스 서비스를 개편해 선보이려 하자 온신협이 여러 이유를 들어 불참키로 한 것. 네이버의 경우 끝까지 설득해본다는 방침이지만 현재까지 타협점을 찾지는 못한 듯 하다. 양쪽이 갈등을 벌이는 서비스 이름이 뉴스캐스트다.

이 서비스가 기존의 뉴스박스와 다른 점은 대충 3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우선 네이버 초기화면의 뉴스 박스 편집권을 각 언론사에 넘긴다는 점이다. 또 그렇게 편집된 뉴스를 독자가 클릭하면 해당 언론사로 넘어가게 아웃링크 해준다. 이때 초기화면에서 어떤 언론사의 뉴스를 볼 것인지의 문제는 네티즌이 결정토록 했다. 언론사엔 뉴스 편집권과 클릭수를, 네티즌에겐 언론사 선택권을 부여한 조치다.

나름대로 합리적인 조치일뿐더러, 네이버가 초기화면에서 뉴스박스를 편집하고 클릭수도 갖는 지금의 방식과 비교한다면, 신문사로서는 스스로 편집하고 클릭수도 챙길 수 있으니 부가적인 이득을 얻을지언정 전혀 손해 보는 일이 아니다. 네티즌도 자신이 선호하는 신문의 뉴스를 우선 볼 수 있으니 굳이 반대할 까닭이 없다. 그런데 유독 주요 신문 12곳은 강력하게 여기에 반대하고 있다. 왜 그럴까.

온신협이 공개적으로 밝힌 반대 이유는 3가지다. 이 서비스가 신문사간에 ‘선정성 경쟁’을 부추기고, 다양한 뉴스 유통을 방해하며, 편집 인력을 따로 두어야 하는 등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신문사가 떠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해가 되나. 반대하는 측이야 이해하니까 그런 주장을 펴겠지만 아무리 그 편에서 생각하려 해도 납득이 안된다.

“스스로 편집하세요”, 했더니, “그렇게 되면 신문사간에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올리려는 경쟁이 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 하라는 걸까. 지금 하던 대로 네이버가 앞으로도 계속 알아서 편집해달라는 이야기인가. 포털의 뉴스 편집을 신문사들이 하도 반대하니까 네이버가 이 조치를 내놓은 것 아닌가. 편집 비용 추가부담? 그럼, 그 정도도 안하고 클릭수만 가지려는 심보였는가.

온신협의 주장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네이버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는 43개인데 홈 뉴스박스의 편집권을 갖는 언론은 14개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언론사로서는 경쟁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이 또한 한 번 더 생각하면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온신협 회원사가 누군가. 조선, 중앙, 동아, 한국, 서울, 경향, 한겨레, 국민, 세계, 한경, 매경, 전자신문 등. 모두 쟁쟁한 신문사 아닌가.

네이버가 14개로 제한할 경우, 이들한테 유리하면 유리했지 불리할 까닭이 없다. 그렇다면 회원사로 가입도 안돼 있는 더 작거나 열악한 신문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이 앞장서서 반대한다고 봐야할 터인데, 그걸 믿을 수 있나. 이들보다 먼저 더 작고 열악한 언론사들이 난리를 쳤다면 그나마 믿을 수도 있는 일이겠다. 과문한 탓인지 온신협 외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기에 하는 말이다.

게다가 14개로 제한한다 해서 아주 제한하는 것도 아니다. 네티즌은 누구나 자신이 선택한 언론사의 뉴스를 무조건 먼저 볼 수 있다. 다양한 언론사의 뉴스 유통을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신장할 수도 있는 일이겠다. 다만 아무 언론사도 선택하지 않는 네티즌이 있을 수 있고 그런 사람에게는 많은 사람이 선택한 언론사의 뉴스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그게 14개다. 상당히 민주적인 방법 아닌가.

그렇지 않고 상위 14개 언론사 뉴스가 아니라 다양한 언론사의 뉴스 유통을 위해 하위 14개를 선택해 보여줘야 맞는 일인가. 그렇게 하자는 이야기는 설마 아닐 테지. 물론 모든 언론사를 다 보여주면 그게 더 좋은 일이겠다. 그런데 그건 네이버가 기술적으로 어렵다 하니 일단 믿을 수밖에. 정 믿지 못하겠다면 기술을 증명해보이던지.

온신협의 주장이 이처럼 대부분 설득력이 떨어지니 뉴스캐스트에 반대하는 진짜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게 뭘까. 온신협 소속사들의 모회사로 구성된 신문협회가 며칠 전 낸 보도 자료에서 그 답을 유추할 수 있다. 그게 어떤 내용인가. “신문과 인터넷신문 이외의 사업자가 뉴스 저작물에 대해 임의적인 취사선택, 배열, 배치, 개작, 변경, 삭제 등 편집행위를 하는 것을 금지하도록 해야 한다.” 결국 이들 언론사의 궁극적인 목적은 포털 사이트가 뉴스 서비스를 못하게 만드는 것 아니겠나.

만약 그렇다면, 온신협은 좀 비겁하다. 자꾸 엉뚱한 이유를 댈 게 아니라 모회사처럼 당당하게 말하고 네이버에 대한 뉴스 공급을 전면적으로 중단하면 된다. 이미 그런 경험을 갖고 있지 않은가. 촛불정국 이후 여러 신문이 다음에 대한 뉴스 공급을 중단하지 않았는가. 네이버에 대해서도 그렇게 하면 되는 게다. 다만 그렇게 하더라도 개별적으로 할 일이다. 그렇잖으면 법이 금한 담합행위가 될 지도 모른다. 포털의 뉴스 취급에 그렇게 반대하면서도 스스로 뉴스를 공급하며 중단치 못하는 이유는 대체 뭔가.

/gsle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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