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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문영의 IT 생각]연쇄 살인사건과 DB의 소통


경기도 군포 여대생 살해 피의자 강모 씨의 뉴스를 접하면서 답답한 마음이 든다. 강모 씨는 2006년 12월부터 약 2년 동안 일곱 명을 살해한 것으로 경찰 수사 드러났다. 그가 저지른 사건지역은 수원시, 군포시, 안산시, 화성시 4개시였고 그의 축사는 4개시의 경계지역에서 가까운 지역이다.

모두 범죄 중심이 된 강씨의 축사에서 7km이내였다. 7명의 인명이 살해될 동안 지도상으로 점 찍어서 원이 그려지는 모두 7km이내에 있던 전과 9범의 범죄자를 왜 추적하지 못했던 것일까?

궁금한 것은 그 뿐만 아니다. 보도된 대로라면, 강씨는 10년간 8차례에 걸쳐 무려 6억 6천만 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8건의 보험이 전과 9범에게 모두 그대로 지급되었다. 남의 임야를 임대해 축산업을 하는 사람이 에쿠스 등 고급차 3대에 무려 30개의 보험에 가입해 있는 것도 충분히 의심할 만한 부분인데도 그는 발각되지 않았다. 수년전의 범칙금이나 단 며칠의 연체금도 귀신같이 주소를 알아내서 청구하는 실력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보험회사나 수사당국의 나름대로 전문적인 이유가 있었겠지만, 어쨌든 우리는 무고한 일곱 명의 희생을 놓치고 만 사회안전 시스템의 무능력함에 대해서 깊이 반성해야 한다. 불법 보험금 수령을 감시할 시스템과 동일범죄의 관리 파일이 서로 크로스 체크될 수 있었다면, 그리고 만일 전과 범죄자들에 대한 DB가 서로 소통되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면, 이 범죄자는 시스템이 추적해서 잡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실제로 IT계에서는 이렇게 소통되지 않는 정보가 많다. 출판사들과 언론사들이 엄청난 콘텐츠를 갖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DB화 되지 않아서 정보가치를 못 만드는 경우가 그렇다. 어떤 신문도 지난 60년 동안 사건사고 중에서 연쇄 3명 이상의 살인을 한 사건이라든지, 사기금액 10억 이상 사건 등만 자동 검색해 내질 못한다. 신문과 잡지는 종이로 쌓여 있지만 DB가 안되어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DB들을 다른 전문DB와 연동해서 검색하거나 추적하는 것은 상상조차 잘 안된다.

대한민국에는 범죄정보, 금융정보, 통신정보, 주택정보 등 엄청난 정보들이 DB화 되어 있다. 이 귀중한 국가정보들이 서로 소통되지 않는다면 그 가치는 거의 쓸모 없다. 국가정보화전략의 핵심개념 중 하나는 바로 이런 정보들이 서로 소통됨으로써 가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지차체별로, 관할구역별로, 관리주체별로 데이터 유형별로 각각 서로 다른 정보를 갖고 서로 소통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항상 群盲撫象(장님 여럿이 코끼리를 만진다)의 어리석은 판단 속에 빠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사건이 그나마 이쯤에서 범인이 붙잡힌 것은 참 다행이다. 비록 그것이 국가 공공DB들이 갖춘 시스템의 연동을 통해서가 아니라, 수백 대의 CCTV에서 일일이 차량을 뒤져내서 범인을 추적해낸 일선 경찰관들의 힘겨운 막노동 열정 덕분이었다는 것이 씁쓸하지만…

/임문영 iMBC 미디어센터장 column_moon0@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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