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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경의 북 레시피]아웃라이어(OUTLIERS): 성공비결에 대한 재해석


아웃라이어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말콤 글래드웰 저 / 조정태 역 / 최인철 감수 / 김영사 / 2009년 1월 / 213 페이지/ 13,000원

오늘 소개할 책은 성공에 관한 책입니다. 요즘 경제/경영서적분야에서 판매순위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베스트셀러입니다. 저널리스트 출신인 저자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의 새 책이에요. 저자의 이름이 생소하지 않은 분이라면 아마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 '블링크(Blink)' 같은 그의 전작을 읽으셔서 일겁니다.

일단 사전적 의미부터 찾아보면, 1. 본체에서 분리되거나 따로 분류되어 있는 물건. 2. 표본 중 다른 대상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통계적 관측치. 여기에서는 성공과 연관시켜서 ‘보통사람의 무리와는 다르게 분류되는 성공한 사람’이나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으로 의미를 확대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 책이 인기가 있는 이유는 심리, 철학, 사회과학, 경제, 문학 등의 지식들이 모자이크처럼 성공이라는 주제에 유기적인 연결고리를 갖는다는 점이 아닐까 싶어요. 책의 주제를 전개하는데 사용하는 소재들 또한 다양한 실험결과나 통계치 등의 객관적인 데이터라 흥미로운 결과에 느끼는 재미도 쏠쏠하거든요. 그리고 전작들이 그러했듯이, 그의 명료하면서도 비범한 필력, 차별화된 주제를 끌어내는 탁월함은 독자들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켜주기에 그의 책들은 출간만하면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성공의 비결은 모두 틀렸다!

눈길을 끄는 단언이지 않습니까? 통념적으로 사람들은 성공하는 이유는 개인의 지능, 열정, 노력, 능력 등이 결정적인 요소라고 생각하는데 저자는 다른 성공방정식을 제시합니다. ‘성공=특별한 기회+전통적인 유산’. 그는 성공요인을 개인이 가진 요소들보다는 오히려 외부적인 환경에 비중을 두었습니다.

즉, 그 사람이 천재라서 성공했다기보다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1만 시간의 투입, 어느 시대, 어느 곳에서 태어났는지, 어떤 특별한 기회를 가졌는지, 부모의 직업은 무엇이었는지, 나아가 문화권이 어디였는지, 어떤 세대에 태어났는지 등등이 성공 요소가 된다는 주장입니다.

자, 그럼 눈길을 끌었던 사례들을 몇 가지 골라서 소개해 보죠.

왜 캐나다 하키 선수들은 1월생이 많은가?

캐나다 온타리오 주니어 하키리그 선수들은 1-3 월생 40%, 4-6월생 30%, 7-9월생은 20%, 10-12월생은 10%으로 구성되었다고 합니다. 이는 여러 해를 두고 관찰한 통계치라고 하는데 생년월일과 선수자격은 무슨 상관일까요?

이러한 현상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이유는 캐나다에서는 1월 1일을 기준으로 나이를 헤아리고 그에 맞춰 하키클래스를 짜기 때문이라는군요. 1월에 태어난 선수들은 다른 달에 태어난 선수들보다 신체적인 성장도 앞서고 몇 달간 더 숙달될 기회가 주어져 더 재능이 있어 보이기 때문에 선수로서 선택될 기회를 갖게 된다는군요.

선수로 선발되면 그렇지 않은 선수보다 더 많은 훈련을 받아야하고 많은 경기에 참가해야하니 성공의 특급열차에 올라탄 것이라고 합니다. 몇 달 먼저 태어난 혜택이 성공의 기회를 얻는데 이런 큰 차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소가 되는 사례였습니다.

비틀즈와 빌 게이츠의 공통점은?

신경과학자인 다니엘 레비틴(Daniel Levitin)은 어느 분야에서든 세계 수준의 전문가, 마스터가 되려면 1만 시간의 연습이 필요하다는 연구를 내 놓았습니다. 작곡가, 야구선수, 소설가, 피아니스트 들을 통해서도 검증된 수치라고 합니다. 1만 시간은 대략 하루 3시간, 일주일에 20시간씩, 10년을 해야 도달할 수 있답니다.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로 구성된 비틀즈에게는 5번의 독일 함부르크 공연이 그들의 실력을 엄청 높이는 계기가 된 거죠. 활동초반기에 고향 리버플에서 공연을 했을 때는 하루에 1시간 공연을 했지만 함부르크에서는 7일 밤을 하루 8시간씩 했으니까요.

빌 게이츠의 경우도, 자신의 소프트웨어 회사를 차리기 위해 하버드를 중퇴한 대학교 2학년 때까지 거의 7년간 쉼 없이 프로그래밍을 매달려 1만 시간에 도달한 케이스입니다.

이 사례에서는 세계 1위의 자리에 오른 사람들은 1만 시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여 실력을 절대수준 이상으로 향상시켜 성공의 자리에 올랐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상 가장 부유한 75인 중 14인이 같은 나라, 같은 시기에 태어난 이유는?

이들 14명은 미국에서 1860~1870년도에 태어났습니다. 당시 미국 경제는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겪었습니다. 그 시기에 철도가 건설되기 시작했고 월스트리트도 생겨났죠. 공업생산으로의 변화가 확고하게 일어나는 동시에 전통적인 경제를 지배하던 규칙이 부서지고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 지게 됩니다.

이 사례는 변환기에 이 슈퍼부자들이 몇 살이었는지가 관건임을 보여줍니다. 만약 1840년대 후반에 태어났다면 그는 너무 어려서 기회를 놓쳤을 것이고 반대로 1820년대에 태어났다면 나이가 너무 많아 거부가 될 가능성이 별로 없었을 것이다. 이 사례에서도 캐나다 하키선수들의 경우와 같이, 언제 태어났느냐, 이로 인해 어떤 기회를 얻느냐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왜 아시아 어린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수학을 잘 하는가?

이 사례는 개인이 속한 문화가 성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시아의 나라들은 논에 물을 대고 쌀농사를 지어왔습니다. 1년에 3천 시간을 들여야 하는 고된 일임에도 가치를 두는 문화였습니다.

사람들은 보통 수학을 잘하는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수학을 잘 푸는 데는 재능보다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어려운 문제와 맞닥뜨렸을 때, 그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풀어내려고 노력하는 학생일수록 좋은 점수를 얻는다고 합니다, 보통사람이라면 30초 안에 포기하는 것을 성공하는 사람은 22분간 붙들고 늘어진다고 합니다. 벼농사 문화의 부지런함과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태도가 후손들에게까지 면면히 이어져 우리 학생들이 수학올림피아드 대회에서 1,2위를 차지하게 되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은 없지만 당연한 것을 재해석 하는 재미있는 시도

그가 주장하는 성공요인에 탄탄한 근거가 되어줄 풍부한 사례들을 흥미롭게 읽어 나가다가 책을 덮을 때쯤에는 이 책의 감수자인 서울대 심리학과 최인철 교수님의 지적에 맞장구를 치실 겁니다. 저자의 주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며 오히려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새롭게 조명하는데 천재성을 발휘했다고.

자, 이쯤에서 한번 뒤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내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천재로 태어나지 않아서도 아니고 운이 없어서가 아닙니다, 내 외부환경 탓을 할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아직 1만 시간에 도달하지 못했기 때문 아닐까요?

함께 읽으면 좋은 책

감수자인 최인철 교수님이 쓴 심리학책이다. 이 또한 베스트셀러의 대열에 끼어있다. 심리학 전체를 다루었다기보다는 프레임(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라는 개념을 만들고 포커스를 맞춘 것이 인상적이다. 프레임(나를 바꾸는 심리학의 지혜) 최인철 / 21세기북스 / 2007년 6월 / 213 페이지/ 10,000원

/이희경 칼럼니스트 column_venture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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