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반도체공장 유치공약(公約)은 공약(空約)?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최근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정문 앞에서 '경기도 반도체 산업 육성과 경기도 반도체 대학 설립 특별법'을 발의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2016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태로 열린 청문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공격하는 등 삼성 저격수를 자처해 온 만큼 이같은 행보는 격세지감이다.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사진=삼성전자]

안 의원뿐만이 아니다. 재·보궐, 지방선거 등 선거시즌을 맞아 안성, 전북 등에 출마한 후보들이 삼성 반도체 공장 유치를 공약(公約)으로 내걸고 있다. 후보들의 공약대로라면 전국에 삼성 반도체 공장이 없는 지역이 없을 정도다.

이들 공약은 삼성전자와 사전 협의를 거치지 않았지만, 삼성도 정치권의 먹잇감이 되고 싶지 않은 듯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전자는 투자가 확정된 경기도 평택, 미국 테일러시 공장 증설에 주력해야 하는 상황이다.

세계적인 반도체 패권 경쟁이 벌어졌다지만 정치권의 반도체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에 그치고 있다. '아니면 말고' 식이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반도체 산업 육성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반도체 특성화 대학 확충, 공장 인허가 정부 부처로 일원화, 반도체 생산시설·연구개발(R&D)에 대한 세액공제 확대를 검토 중이다.

분명 이는 반도체 산업 발전 정책이지만 기시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더구나 인허가 일원화는 지자체 자치권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의 경우에도 업계가 현재 대기업 6%, 중견기업 8%, 중소기업 16%에서 각각 20%, 25%, 30%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공제율을 놓고 많은 갈등이 예상된다.

한국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고 있을 뿐 반도체 설계(팹리스) 분야에선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기업도 없다.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도 대만의 TSMC가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강국이라고 단언하기 힘든 셈이다.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정책이 이견 충돌, 재원 부족으로 공약(空約)이 돼버리면 한국 반도체 산업 경쟁력은 또 저하될 수밖에 없다. 공약(公約)이 더 이상 듣기에만 좋고 지킬 필요 없는 약속이 돼서는 안된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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